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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2-16 1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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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 前 미 연방하원의원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미국의 이웃인 캐나다에서는 오바마의 인기가 미국에서 보다 더 높다는 보도를 보았다. 대단하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도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미 연방 하원이 의결한 8천1백90억 달러 (대한민국의 3년 예산) 규모의 경기부양책은 상원을 거칠 때면 약 9천억 달러가 되리란 전망이다.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 엄청난 빚을 언제 누가 갚을지 지금은 아무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놀랍게도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공화당 의원을 상대로 전례 없던 설득과 노력을 했는데도 공화당 의원 1백77명 전원이 경기부양책에 반대표를 던졌다. 심지어 민주당 의원 11명까지 공화당에 가세해 험난한 대 의회 정치 행로를 예측하게 했다. 결국 상원에서도 통과돼 오바마의 첫 승리로 기록되겠지만 생각 같이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법안에 못을 박아 놓은 소위 ‘보호무역정책’이다. 보호무역 메세지는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다. 자유무역을 대외 경제정책의 기조로 삼고, 항상 자유무역협정 (FTA) 에 앞장서 온 것과는 갑자기 정반대로 가는 미국의 급격한 정책 변화에 많은 기업인들은 실망했다.

물론 미국 내 생산업체들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요즘 이들을 살리기 위해 값이 비싸더라도 미국산 제품과 기계를 사야 한다는 조항을 정치적 입장에서는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계의 여러 무역국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란 생각은 너무 어리석다. 이들도 반드시 미국을 상대로 보복정책을 펼 것이다. 그렇게 되면 1930년대의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전세계는 경제공황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캐테필러(Caterpillar)사와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같은 미국의 대기업들은 오바마의 보호무역정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금 한국과 중국, 유럽 나라들이 곧 미국과 비슷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려 하는 이 때 `Buy American 정책’은 옳지 않다.

캐터필러 사 워싱턴 지사장인 빌 레인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 케터필러 사가 생산하는 건설 크레인이나 Land Movers 같은 중공업 기계들의 반 이상이 외국에 수출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으로 수출이 급격히 감소될 것이며 국가 간 보복정책으로 1930년대의 어리석은 실수를 또 범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오바마의 보호무역정책과 이에 따른 세계 무역전쟁으로 1 년 안에 전 세계가 경제공황으로 빠질 것”이란 주장이다.

물론 보호무역정책을 찬성하는 입장도 이해는 간다.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값싼 물건이 대거 유입돼 미국 상품들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그 결과 실업이 늘어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일리가 없지 않다. 실제로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경기부양책으로환급된 세금은 결국 그 돈으로 소비자들이 중국제 TV와 한국산 냉장고를 구매함으로써 미국 내 내수경기 진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Buy American 같은 보호무역정책을 경기부양책에 삽입하는 건 옳지 않다. 아마도 상원에서 통과할 때 이 조항은 삭제될 확률이 크다고 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도 이 정책을 경기부양 패캐지에 포함하는 데 찬성하기 힘들다는 성명을 냈기 때문에 이 조항이 상원에서 삭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상황으로는 하원이 이를 받아 들일지는 의문이지만 결국 하원도 삭제에 동의할것으로 믿는다. 큰 문제는 $800 billion 이란 금액이 너무 커서 상원의원들이 차차 이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기때문에 이 경제부양정책법이 상원에서도 통과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언론은 월가의 은행가들이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2008년 보너스가 자그만치 2백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지난 한 주에만 6만 5천 명이 직장을 잃고 실망해 있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액수의 보너스를 저희들끼리 나눠 갖다니 이들이 미치지 않았는가. 의회에 돈 좀 달라고 사정을 해 결국 국민의 혈세로 구제했더니 그 돈을 보너스로 가져 가다니…

얼마 전 죽겠다며 살려 달라던 Bank of America 는 그 돈으로 8만 7천 달러를 들여 사장실을 새로 단장하고, 또 3만 5천 달러를 들여 벽장과 책장 등을 장식하는데 썼다고 한다. 도대체 오바마 정부는 무얼 하고 있나. 구제금융을 제공할 때 회사 중견간부들의 봉급을 조정하고 보너스를 없애겠다더니…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에 크게 보도가 나온 뒤에야 부랴부랴 이들 기업들에 질책을 가했지만 내게는 하나마나 한 얘기처럼 들린다.

이미 배부된 보너스는 반드시 환수하고 이들에게는 더이상 국민의 세금으로 도와주는 구제금융을 한 푼도 더 주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이래서 미국의 월가가 세계의 조롱거리인가 보다.

<프런티어타임스 김창준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k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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