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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2-14 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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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
이재오 한나라당 전 의원이 지난달 26일 새벽 백두산 천지에 올라 일출을 보며 "대한민국 만세" "남북통일 만세" "이명박 대통령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앞에 두가지는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지막 "이명박 대통령 만세"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예상 밖의 일출 광경에 감격했다지만 북한에서나 있을 듯한 행동이다. 이재오 전 의원은 최근 이와 관련한 질문에 "그럼 김정일 만세를 외치냐?"며 받아 넘겼다.

이 전 의원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왜 이렇게 외쳤을까? 여기엔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다. 또 자신도 귀국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가 전부일까? 아니다.

이 전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시킨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만세"를 외치며 정권창출의 일등공신인 자신을 잊지 말라고 소리친 것이다. 또 친이명박계의 최대 주주가 자신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3월 초에 귀국한다. 이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1일 "국내에는 정치할 사람이 많아 굳이 끼어들 이유가 없다.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유지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의 조용한 행보는 자칫 그 정치적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백두산 꼭대기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 만세"를 만천하에 외친 것이다. 또 나를 배신해선 안된다고 소리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가장 많은 욕을 얻어 먹었다. 사실상 발가벗고 몸부림 쳤다. 상처가 클 줄 알면서도 맨몸으로 싸웠다. 무모한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었다.

그리고 그는 총선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그의 몸속에는 운동권 출신이라는 피가 여전히 흘렀다. 그래서 그는 악착같이 백두산에 올라 '나 살아 있다'고 외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평소 겉으론 정말 부드러운 모습이다. 친화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알몸으로 몸부림 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이 전 의원을 주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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