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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25 22: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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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년 전. 1582년 율곡(栗谷)이 선조임금에게 올린 상소문 만언봉사(萬言封事)에서 “조선은 하루가 다르게 붕괴되어가는 한 채의 집(腐朽日甚之大廈)입니다. 지금 나라가 나라 아닙니다(其國非其國)”라고 했다. 왕권시대 신하가 임금에게 하기 어려운 매우 충직한 직언이다

또 율곡의 상소문 구폐책(求弊策)에서“정치가 백성에게 끼치는 해독이 얼마나 심각한가. 이를 고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송 복. 서해 유성용 위대한 만남,2007)

그로부터 432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그리고 지금 나라에 해독을 끼치는 정치는 무엇인가.

새월호법 제정을 두고 국회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기이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야당의 정동영. 문제인 대선후보자들은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합의보다 유족들의 동의가 중요하다. 합의가 아니라 쟁취해야할 시대적 책무다.” 고 하면서 야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나 헌법의 가치보다 유족들의 환심만 얻으려는 행동으로 비치고 있다.

여기에다 문제인 의원은 유족의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국가를 책임지겠다고 나섰던 야당 대선후보들의 국가관과 준법의식에 대하여 실망스럽다는 국민여론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70년 남영호. 93년 서해훼리호 침몰로 각각 3백19명. 2백95명이 희생된 유족들과 95년 5백2명이 희생된 삼풍 백화점붕괴사고. 그보다 2010년 나라를 지키다가 순직한 천안함 유족들도 국민의 애도가운대 슬픔을 삼키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유족들의 요구는 지나치다는 국민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에 국가의 법체계를 흔드는 수사권. 기소권 보장과 단원고 학생 대학특례입학도 학부모들은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야당과 세월호 유족들도 국민여론을 정확하게 읽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신문에 게재된 댓글이 여론의 가늠자가 될 수는 없지만 참고하기에는 충분하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방문을 두고 곱지 않는 시선도 있다. 그 이유가 교황은 화해와 용서를 강조했지만 북한동포의 고통에 침묵 했다는 점과 반국가적인 특정집단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 같은 말이나 특정인들을 유별나게 배려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야당 중진 박지원 의원. 임동원 전통일부장관 등이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를 맞아 북한 김정은 의 조화(弔花)를 받으러 북한에 다녀왔다. 당국이 어떻게 이들의 방북을 허용했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지만, 받아온 조화를 전직대통령보다 상석(上席)에. 현직대통령과는 동격으로 예우하는 의전(儀典)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은 것 같다.

주최 측은 북한도 엄연한 국가라고 하지만 우리와는 우호적 국가가 아니라 국방백서에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주적 북한수장의 조화가 건국영웅과 북한공산주의자들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국군용사들이 잠들어있는 국립현충원에 버젓이 세워진 것을 두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설명 할 것인가. 교사들의 할 말을 잃게 한다.

나라가 걱정스럽다. 불법 시위자들에게 경찰서장이 폭행당하는 나라. 야당은 범죄혐의 국회의원에게 검찰소환에 불응하라고 권고하는 나라.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친일로 매도되는 나라. 교육감이 교육부 지시를 거부하고 정치판에서 단식하는 나라. 공무원 반발 때문에 국민세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연금법을 개정하지 못하는 나라. 북한이 판 땅굴이 전국에 뻗어있다는 신문보도로 국민이 궁금하고 불안해도 침묵을 지키는 나라. “담배는 커서 피우라”고 충고한 70대 노인을 10대들이 집단으로 폭행하여 숨 지게한 나라. 열거하자면 너무도 많을 것 같다.

특히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 뒤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몹시 작아 보였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국가적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요즈음 세태를 보면 “나라가 나라 같지 않다”는 율곡 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金豊三. 소담학당 대표. 교육학 박사>
<독립신문/뉴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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