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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08 21:02:17
  • 수정 2019-09-22 16: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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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실장/보도총괄본부장


반미정서 조성의 위험성


유럽에서 대표적인 국가로 프랑스 국민들의 반미 감정을 꼽을 수 있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부터 돋아나기 시작한 프랑스의 오랜 반미는 그 세월만큼 뿌리가 깊다. 프랑스 국민들에게는 미국을 경멸하는 감정이 팽배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뼛속까지 스며든 반미는 아닌 것이다. 프랑스의 대중 지식인인 ‘기 소르망(40)’은 프랑스 등 유럽의 반미는 다분히 감정적이고 편파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럽인들의 반미는 미국의 패권을 질투하고 있는 것이며 지금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야 말로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만들었던 유럽 주도의 세계 질서 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평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국민들에게도 반미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독일은 적어도 미국의 영향력에 더 강하게 높여 있는 덕에 도이치 민족주의 보다 미국의 영향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적인 반미 세력은 일어난 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이 미국의 제일 든든한 우방으로 있는 한 반미란 각국 국민들의 사적인 감정일 뿐이다.


그러니까 반미감정(anti-american sentiment)이 저변에 깔려 있을 뿐이지 반미주의(anti-americanism)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유럽대륙이나 중남미대륙의 반미는 이념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 땅의 반미를 살펴보려면 고종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당시대의 실력자 흥선대원군이 최초의 반미의 원조로 볼 수 있다. 18668월 평양의 대동강까지 올라온 미국의 80톤급 증기 범선 제네랄셔먼호를 둘러싼 조선 백성과의 갈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제네랄셔먼호는 흥분한 평양시민들의 공격으로 불타버렸다. 18716월 미국은 이 사건을 빌미로 조선을 개항시키려고 미국 아시아 함대 군함 5, 미 해병대 1230명을 투입해 강화도를 침공했다. 조선 수비대와 미군 간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화력의 큰 차이로 전투다운 전투가 벌어 진 것도 아닌 전투에서 조선군은 350여명의 전사자와 20여명의 부상자를 낸 인명 피해를 입었고 미군은 전사자 3명 부상자 10여명의 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그러나 대원군의 단호한 쇄국정책과 백성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힌 미국 함대는 아무런 성과 없이 187173일 철수 했다. 이 사건이 신미양요(辛未洋擾)이다.

결과적으로 대원군이 승리한 것이다. 승리감에 도취된 대원군은 전국 도처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반미 기치를 높이 들었지만 지속적인 반미운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베트남전쟁에 한국군이 대거 참전했을 때도 다른 국가들에서는 반전 반미 의식이 팽배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 그런 움직임이 아주 미미했다. 한국의 반미 성향은 대중적인 측면에서 비교적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대미 외교에서 보면 우려할 수 있는 대목도 감지되고 있다. 동맹보다 국익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동맹도 파기할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안보환경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 수도 있.


특히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한국 사회의 주류로 등장하면서 동맹의식을 둔감하게 했다. 한미동맹이 훼손되어 주한 미군의 감축이나 철수하는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로인한 전력공백은 한국군 자체적으로 메워야하는데 그에 따른 엄청난 군비부담은 국민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니까 안보 이상으로 더 큰 문제는 경제다. 글로벌 시대에서 민족자본만으로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우월적 여건과 환경을 이용한 미국은 21세기에도 도전자 없는 단일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표준이 세계의 표준이 되는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68여년 동안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한미관계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등 우리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한 때의 오판으로 미국에 등을 보이고 이웃이라 해서 중국으로 기운다면 새 이웃을 얻자고 오랜 이웃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근공원교의 실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지소미아도 조속히 복원하는 것만이 올바른 처리일 것이다.

: 이팔웅 논설위원 201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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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집필 직접출연방송
    -TBS방송 프리랜서 시사해설 담당
    -시니어저널 신문 논설위원
    -관동대학교 출강(컴뮤니케이션강의)
    -월드뉴스 논설실장/보도총괄본부장
    -바른말실천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현재 월드뉴스 논설위원(논설실장)
    -월드뉴스 보도기획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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