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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12-30 08: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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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입니다.

내일 하루만 지나면 무자년, 올 한 해도 막을 내리게 됩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 속에 숨 가쁘게 지내 온 1년이었습니다. 국민은 10년만의 정권교체와 경제에 대한 희망으로 압도적인 표차로 새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하지만 정권출범의 기대와 희망도 잠시, 봄에는 쇠고기 정국으로 촛불집회가 두 달 넘게 광화문을 메웠습니다. 그로 인한 후유증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논란으로 이어져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여름에는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에 피격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햇볕정책이란 미명 하에 그동안 우리가 느꼈던 평화가 사실은 긴장 속에 그 속내를 가리고 있던 환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한 순간에 깨닫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은 좌파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18대에 여대야소 국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경제난 속에서 밤낮으로 일을 해도 부족한 이때 국회는 국민 여러분께 일하는 모습은 보여 드리지 못하고 고함과 폭력으로 점철된 모습만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국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지금 국회는 꽉 막힌 터널 안에 갇혀 있습니다. 민주당은 성탄절 다음날 여당의 쟁점법안 처리를 저지한다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고, 결사 항쟁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속전속결을 외치면서 연내 강행처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별 성과가 없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여기에서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서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18일, 외통위에서의 불법적인 강행처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쟁점법안에 대한 일방적인 연내 강행처리 방침을 거두어 들여야 합니다.

민주당 또한 망치와 전기톱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국회정상화에 나서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연내 강행처리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를 푸는 것이 각자 지는 것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은 서로가 이기는 길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에 여야는 일단 경제난 타개를 위해 긴급하고 민생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지난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 또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받아 법 개정이나 새 입법이 시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합니다.

그밖에 불요불급하거나 아직은 연구검토가 덜 되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 또는 심각하게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 등은 내년으로 넘겨 신중히 검토하자는 것이 우리 자유선진당의 기본 입장입니다.

여야모두 더 이상 국회를 국민의 지탄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지 맙시다.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꽉 막힌 터널 속에 갇혀있는 정치권은 눈을 돌려 터널 밖을 보아야 합니다.
기막힌 민생현장이 그곳에 있습니다.

얼마 전 TV를 보다가 일자리를 잃은 가장이 아내와 어린 딸을 작은 승합차에 싣고 떠돌아다니면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외가 일자리를 얻지 못 해 아침을 굶고, 배고프다고 보채는 어린 딸에게 마지막 남은 동전 600원으로 삶은 계란1개를 사 먹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져 더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북한 주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제강국이라고 스스로 자랑하는 나라,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는 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참으로 불우한 이웃들이 많습니다.

한 부모 가정이나 祖孫 가정 등 결손 가정에서 방학을 하면 점심을 굶어야 하는 어린이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이 되지 않아 이력서를 수 백 번씩 제출해야 하는 청년들, 비정규직이라 늘 자리가 불안한 사람들, 희망을 안고 한국으로 시집왔지만, 적응이 안 돼 고생하는 결혼이민자들, 이 모두가 요즘의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특히 우리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입니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2009년, 기축년 새해에도 이러한 어렵고 힘든 국민을 위해 따뜻한 시장경제, 따뜻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안전망을 다시 튼튼히 짜서 이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우리 당의 정책역량과 노력을 쏟고자 합니다.

이밖에도, 차가운 동토의 땅, 북한에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도 누리지 못한 채 자유를 짓밟히며 살고 있는 북녘의 우리 동포들을 생각나게 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이 라오스등 제3국을 떠돌다 당국에 붙잡히자 송환을 두려워한 나마지 못을 삼켜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었습니다. 한 명은 사망하고 두 명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당의 박선영의원이 탈북자들의 실태조사를 위해 라오스에 가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중국을 거쳐 베트남, 태국, 라오스, 미얀마, 몽골 등지에서 수백 명이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유를 찾아 헤메고 있습니다.

자유를 찾아 독재의 땅을 탈출하고도 자유 대한의 품으로 바로 오지 못하고 정글을 넘어 이역만리, 동남아를 떠돌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탈북자들, 그들은 바로 우리의 동포들입니다. 우리가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햇볕정책의 그림자 속에만 갇혀 있던 북한 동포들의 아픔과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해가 뜨기 전, 새벽의 어둠은 더 짙다고 합니다.
세계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내년 연말에 경기회복세를 느낀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내년 중반기에 경제를 호전시킬 수 있으리라 저는 믿고 싶습니다.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도 정열과 끈기가 뛰어난 민족이고, ‘한다면 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민족이 아닙니까?

희망을 가집시다. 좌절하지 맙시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 오면서 원칙과 정도를 지키고자 노력해온 저, 이회창과 자유선진당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저와 우리 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08. 12. 30.
자유선진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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