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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2-14 21:17:16
  • 수정 2026-02-14 21: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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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갈등 조장하고 주민자치 훼손하는

행정통합 특별법, 즉각 철회하라.

 

어제 국회 행안위가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3개 특별법을 의결했다.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 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균형발전기금 설치, 개발사업 지방세 감면 등 각종 특례가 포함됐다. 


집권 여당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그 방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예외와 특례의 과도한 남발이다. 행정통합은 각 법안마다 100~300여 개의 특례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례 개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의 일반 행정 원칙에서 벗어난 '예외'가 많다는 것이다. 


정석대로 하려면, 지방자치법,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지방재정법, 지방세기본법 및 지방세법,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 이양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서 모든 지역이 골고루 권한을 이양받는 한편, 이양받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고 풀뿌리 자치로 연동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국가 재정을 특정 지역에 퍼붓고, 특정 지역에만 장관의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둘째, 탑다운 방식의 개발로 지속가능성이 낮다. 지역의 자생적 동력보다는 국가가 제시한 5조원 규모의 인센티브나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와 같은 중앙 주도의 보상안에 의존해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조선산업 중점 지원, SMR 클러스터, 국방 클러스터 등이 지역 주민의 상향식 요구라기보단, 대규모 산업 육성 중심의 하향식 계획이다.

 

셋째, 지역 간 형평성 부족과 특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국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행정통합을 하는 데는 5조씩 주겠다는 인센티브 부여 방안 발표는 대단히 문제가 있다.


 다 같이 지방분권과 지역 살리기를 해야 하는 것을 왜 이런 식으로 추진하는가. 지역도 특례 경쟁에 지금 혈안이 되어 있다. 특별자치도 논의에서 빠진 충북과 같은 지역에서 반발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통합특별시 내 균형발전기금 설치, 개발사업 추진 시 지방세 감면 등은 특정 지역에 대해서만 예외적인 재정 자율성과 세제 혜택을 부여하여 국가 재정 원칙인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특히 입주 기업에 대한 특례나 조선산업, 국방 클러스터 등에 대한 집중 지원은 국가 예산을 특정 지역에만 쏟아붓는 결과를 낳는다. 


이 과정에서 예타 면제까지 허용될 경우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국가 재정의 근간이 흔들린다. 결국 이는 혜택에서 제외된 다른 지역과의 갈등을 조장하고 국가 전체의 균형잡힌 발전을 방해한다. 


같은 통합 대상인 지역들 간에도 형평성 논의가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과 달리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에 군 공항 이전 관련 특례 조항이 빠진 것을 두고 형평성 논쟁이 벌어졌다.

 

넷째, 주민 참여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대전충남만 이견이 있다고 말하지만, 과연 다른 지역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것인가. 아주 작은 단위의 기초 단위 행정통합도 주민투표를 거친다. 


그런데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은 당연히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법 제5조 제3항의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 청취'라는 최소한의 절차로 주민투표를 갈음하려 한다.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은 주민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단순히 법조문의 문구에 기대어 '지방의회 의결'이라는 최소한의 절차로 주민투표를 갈음하려는 것은 주민투표법 제8조가 명시한 '국가정책 수립 시 주민 의견 수렴'이라는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주민투표법 제8조가 지자체의 통합을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의 핵심 대상으로 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시간 단축'과 '비용'을 이유로 지방의회 의결로 대신하려 한다. 


광역 단위의 거대한 행정구역 개편은 주민의 삶에 직결되므로 대의기구인 의회 의결만으로는 정당성이 부족하다. 


절차적 편의를 위해 주민의 직접 참여권을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독단 행정이다. 행정통합은 지역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단체장 간의 합의나 지방의회 의결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주민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다섯째, 선거용 의구심도 적지 않다. 해마다 나온 지방선거에서 개발성 공약들의 종합책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집권 여당은 이런 법안들을 통과시킬 생각인가 묻고 싶다. 설 이후 특별법을 통과시킨다고 하는데,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우리 경실련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혔듯이,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국가 재정 원칙을 훼손하며, 예산 효율성을 저해하는 예타 면제 조항, 난개발을 조장하는 무분별한 권한 이양 등으로 중앙의 통제를 벗어난 개발권 행사가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는 우려를 담은 행정통합법에는 반대한다. 


형평성 있는 균형발전과 실질적 지방분권 정책을 위해 국가 사무와 자치 사무의 기준, 조례입법권 강화, 지방세 강화 등 논의를 거치길 바란다. 


이에 경실련은 작금의 기만적인 행정통합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의 시민사회와 강력히 연대하여 공동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26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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