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정동기 왜 검은 조문용 넥타이 맸을까?
- "어쨌든 국민에 송구" 사과불구 "억울하다" 불만제기
정동기 감사원장이 12일 전관예우 논란 때문에 자진 사퇴한 것을 놓고 여야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는 성현의 말씀으로 위안을 삼으며 이 자리를 떠납니다”란 말로 내정된 뒤 정치권 압박에 13일간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남색 양복차림에 검정색 조문할 때나 착용하는 검정 넥타이로 나와 눈길을 끌었는데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정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미리 준비한 A4지 5장짜리 회견문을 읽으면서 자신을 둘러싼 재산증식 논란의혹에 대해서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논란이 제기된 법무법인 ‘바른’에서 받아온 급여 명세표 사본을 배포했는데 여기엔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급여총액을 비롯해 공제세액합계, 공제보험료합계, 실지급액 등이 모두 포함돼있어 여전히 도덕적으로 결백하다는 주장을 거듭 강조키도 했다.
앞서 여당 지도부의 부적격 의사표명이후 “하룻밤 더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던 그는 이틀을 끌다 이날 새벽녘이 돼서야 결심을 굳히고 직접 회견문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출근 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청와대와 조금 더 얘기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괜찮다. 됐다’며 자진 사퇴한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진상이야 어떻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으며 회견직후 “홀가분하다. 집착을 떨쳐버리면 마음이 편하다”는 입장을 표명키도 했으며 오후에는 이사장으로 있는 정부법무공단에서 퇴임식을 갖고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에서 사퇴하면서 공단 이사장에 그대로 있는 것이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며 마음을 모두 비운 듯이 담담한 심경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정가에선 정 후보자의 사퇴로 작년 개각이후 불거진 전관예우 논란이 일단락됐으나 인사책임 및 후임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