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문수 만나 어색한 신경전 벌여
- 金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 뒤 "뭘 야단쳐요, 잘 한다고 했는데…"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어색하게 조우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지난 6일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김 지사와 마주쳤는데 서로 경쟁관계인 양쪽엔 모두 긴장감이 흘렀다.
우선 김 지사는 최근 박 전 대표의 복지정책에 대해 재원마련이 전제되지 않은 복지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음에도 불구, 악수를 나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도 건넸다.
그러나 이번 행사 한 참석자가 “김 지사가 한 말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 ‘박근혜 복지’는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다고 야단치면서…”라고 거론하자 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김 지사는 “내가 뭘 야단쳐요…, 잘 하신다고 그랬는데”라며 재빨리 얼버무리기도 했다.
특히 차기대권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이날 행사가 열리는 내내 반대편에 각각 서서 앞만을 바라보는 장면 역시 연출됐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포항에 눈이 많이 왔다죠”라고 신년인사를 전했으며, 이에 대해 이 전 부의장은 “사상 처음이예요. 모든 게 다 마비됐어요”라고 답하는 등 김 지사와 냉랭한 신경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어진 행사에서 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나란히 시루떡 커팅을 하며 잠시 대화를 나누기는 했으나 기자들의 악수 요청엔 박 전 대표가 김 지사가 내민 손을 잡기 전 멈칫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행사가 끝난 뒤 박 전 대표의 복지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이라는 큰 방향은 좋은 것”이라면서 “다만 복지재원이나 시행 등에 대해서는 진전돼야 한다”고 언급, 박 전 대표에 대한 비판론을 견지했다.
김 지사는 또 대규모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대권행보를 서두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최근 동향과 관련해 조기 경쟁과열이 우려되는데 대해 “박 전 대표가 공부하는 것을 빨리 간다고 할 것이 있느냐. 좋은 것이 아니냐”면서 “고향에도 당연히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모 지방신문사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대구경북 출신 각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는데 대권주자 중 선두인 박 전 대표의 인기를 반증하듯 박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새해 2박3일간 고향을 다녀오면서 정치란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정치인은 봉사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더욱 굳게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경쟁관계인 김 지사에게는 일체 인사말이나 건배사 등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아 정가에선 “TK(대구-경북) 민심은 역시 오로지 박 전 대표로 향하고 있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