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서병수, 安 겨냥 "이제 증여세13억 검토?"
- 13억에 떨림모드 한나라… 친박과 약속 팽개쳐
"한나라당과 합당이 안되면 내년 4·27 재·보선에 후보를 내고, 독자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뒷받침해 대권창출의 전위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노철래 대표 대행이 지난해 12월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의 합당문제와 관련해 한 말이다.
그는 그러면서 합당불발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와 같은 절박함이 없어졌고 우리당의 의석수가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친이계의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며 "또 서청원 전 대표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이뤄지지 않은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의 합당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정치적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양당은 지난해 6·2지방선거 전인 3월 말 합당에 합의한 뒤 미래희망연대는 4월 2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은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각각 합당을 의결했으나 합당 실무 과정에서 미래희망연대의 13여억원에 이르는 증여세 미납 문제가 불거지면서 합당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실 이원철 보좌관은 "지난해부터 합당논의 과정을 보면 한나라당은 정치신의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내년 4·27 재·보선에서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 텃밭으로 불리는 분당에 후보를 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당의 합당문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신년을 맞아 3일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대표 대행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화두는 합당이었다.
먼저 노 대표 대행은 "빨리 합당절차가 안 이뤄져서…"라며 말문을 연 뒤 "우리는 다 했는데 안 대표가 안 해주니 합당이 안 되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 대표가 이에 "세금 문제 때문에… 빨리 하도록 하겠다"고 답하자 노 원내대표는 즉각 "그것은 지엽적인 문제"라며 "'양당이 같이 풀어가자'고 이야기가 됐던 문제인데 안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세금 낼 돈이 없다고 말하는 바람에 거기서 합당이 걸려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두 대표의 만남 이후 브리핑에서 "합당문제와 관련해 증여세 문제 등에 대해 보다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해결방안을 모색해 합당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나라당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4일 <프런티어타임스>와의 통화에서 "합당은 양당이 각각 전당대회를 통해 의결한 사안"이라며 "친이계가 미래희망연대 8석의 의석수를 의식한다는 등의 이유로 합당이 지연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합당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대표가 전날 미래희망연대의 증여세 미납 문제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선 "이제 검토한다는 것은 선행이 잘못됐다"고 전제한 뒤 "지방선거에서 미래희망연대가 후보를 공천했으면 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합당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며 "당연히 한나라당이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희망연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난 서청원 전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범친박세력을 아우르는 일부터 할 것이라고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