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경 대북정책 놓고 한나라 또 '치고 받고'
- "온건파, 필요없는 자극 北에 가해 얻는 것 없어"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명박 정부의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가운데 연일 격론을 벌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2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의 단호한 대응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강경 대북정책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 시점에서의 대북 유화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에서 열린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 설전이 오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을 겨냥 "햇볕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 사람이 있는데 지난 10년(DJ-盧정부) 간은 위장평화였지 평화시대가 아니었다"면서 "여당 중진의원이 햇볕정책에 대해 옳은 정책이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놀라운 얘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남 위원장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햇볕정책이 일정의 실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북한은 지난 10년 간 (DJ-盧정부가) 퍼준 물자를 갖고 핵과 미사일, 인공위성을 개발했다"며 "어떻게 이런 시기를 평화시대라고 보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덧붙여 "이 시점에서 정부가 강경 대북정책을 몰고 가는 것을 비판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정두언 최고위원은 러시아 출신 란코프 교수(국민대)가 외교전문 잡지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며 맞받아쳤다.
그는 이 글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재검토 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고 언급한 뒤 "란코프 교수는 정책이라는 것은 진도가 나가야 정책인데, 남북관계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립화가 심화됐다. 이대로 가서는 결코 이익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글은 워싱턴 정가나 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읽고 있다"며 "필요하면 즉각적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재검토, 재점검에 들어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군사 전문가는 "온건파들의 주장을 잘못 해석하면 햇볕정책을 다시 하자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들은 북한의 도발시 단호한 대응을 전제하고 있다"며 "온건파들은 불필요한 자극을 북한에게 가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실익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12월 초에 강연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미 의원들은 비롯한 각국의 의원들과 면담을 하면서 들은 것은 우리나라가 북한에 대해 조금 더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서병수 최고위원은 "대북정책 기조는 신중한 문제로 먼저 당과 정부가 사전논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정제된 내용을 갖고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