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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12-11 22: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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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미국 워싱턴 허시혼 미술관에 전시된 ‘동물농장’ 동물 주인공들의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해외토픽으로 나왔던 적이 있었다. 한 고교 교사가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에서 힌트를 얻어 그렸다는 이 ‘동물농장그림’은 당시 127명의 세계지도자들을 모델로 삼아 더욱 흥미진진한 이슈가 된 바 있다.

예컨대 그림에는 미국 부시 대통령을 여우,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을 칠면조, 콜 독일 총리를 독수리, 쿠바 카스트로를 개, 후세인 이라카 대통령을 매, 엘친 러시아 대통령은 돼지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비슷한 예로 김일성이 사망하기 전에도 한 때 북한에서는 ‘가축돈사(家畜豚舍)’라는 은어가 나돌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돼지처럼 살찐 김일성이 사는 별장을 비꼬는 뜻이다.

김일성만 돼지처럼 살찐게 아니라 황태자로 군림하고 있었던 김정일 역시 뚱뚱했던 모양이다. 당시 미국의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김정일의 살찐 모습과 함께 보도한 기록도 있다.

그런데 김정일의 바톤을 이어받은 김정은이 조부(祖父)를 능가하는 뚱뚱한 모습에서 또 하나의 위대(胃大)한 지도자 동무로 표현되는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 ‘나폴레온(돼지)’이 연상되어 흥미롭다.

실제로 최근 김정은 출현 이후 국내외 언론들이 부쩍 빈번히 사용하고 있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살찐 돼지’라는 단어다.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견디다 못해서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살찐 돼지 모습을 연상할 정도로 키에 비해 엄청난 위대(胃大)함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봐도 왕조 몰락에는 반드시 징후가 있었다.

자본가 세력을 프롤레타리아의 적으로 간주, 적대감을 고취시켜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본당(本黨)이 당당하게 부르조아 냄새를 풍기는 것도 아이러니다.

그러고 보면 어느 심리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심리학적 내지는 생물학적 견지에서 보면 공포(恐怖)와 광폭(狂暴)는 대단히 유사한 정서에서 나온 것이라 하였다.

즉 광폭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대단히 용기를 가진 사람으로 보이기 쉬우나 실은 그 잔인성이 공포심에서 일어나는 결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어쩌면 김정일 부자가 그 중심에 서 있을지도 모르겠다.

예컨대 광폭정치로 북한 주민을 강제하는 이면에는 이미 브르조아의 묘약(potion)에 흠뻑 젖어 기득권 수호에 대한 어떤 두려움이 스며들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나와서 역시 흥미로움이 배가되고 있다. 고영환 전 북한 외교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주장이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은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 묻어 놓은 수십억 달러의 외화 예금 외에도 북한 전역의 경치 수려한 곳마다 지어 놓은 수많은 특각(별장)들, 저택들, 사냥터들, 낚시터들 그리고 외국에 사놓은 비싼 명품과 저택들을 가지고 있는 한반도의 최대 부자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전쟁을 두려워 하는 쪽은 김정일 체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주장대로라면 이데올로기 사상도 사이비는 권력과 재물 앞에서 어쩔 수 없나 보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이념, 모든 사상, 모든 논리는 어떤 전제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사회구성원간의 갈등을 전제로 공산주의 이론을 폈고, 토인비는 문화권간의 갈등을 전제로 ‘도전과 응전’이란 테제(These)의 사관을 폈고, 수학자 유클리드는 유한공간을 전제로 평행선은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징후로 보나 무너진 이념, 사상, 논리의 연장선에서 보면 어쩌면 북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역시 김정일 부자가 시도했던 일련의 도발행위는 체제붕괴 두려움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누군가 말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두려움이다' - 위 기사는 프런티어타임스 토론방에 있는 내용입니다.-

<프런티어타임스 오동추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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