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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11-03 09: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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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두 번째 라디오 연설이 11월 3일(월) 아침 7시 50분부터 8분여간 KBS 제1라디오로 방송되었다.

이명박대통령은 11월 2일 KBS 라디오 제작진이 청와대에서 사전 녹음한 라디오 연설을 통해서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내수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우리 경제의 기반이 튼튼해지고 대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재정지출 확대방안에서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현장에서 제 때,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다시 들을 수 있고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의견이나 제안도 가능하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을 청취하지 못한 국민들을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다시듣기’서비스와 ‘연설문 전문 게재’, ‘100자 의견’ 코너를 운영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연설은 라디오의 특장점인 이동성(mobility)과 수용성을 고려하여 KBS-1R와 교통방송, KTV 등을 통해 전국으로 방송하고, 청와대 홈페이지 ‘방송 다시듣기’ 서비스와 ‘의견쓰기’ 코너를 신설, 국민들의 제안과 의견을 수렴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의 쌍방향 미디어믹스 서비스”라며 “국민들의 제안을 대통령 연설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아래는 이명박 대통령의 11월 3일 kBS 1 라디오 연설문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한 중소기업 사장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사연을 듣고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분인데, 올 해 원자재 가격이 50%나 올라서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들어주기는커녕, 거래마저 끊어버려서 지난 달에 도산했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최근 사정을 더 알아보니, 기막힌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밤낮으로 기술을 개발해서 원가를 낮췄더니 오히려 그만큼 납품단가를 깎아 버려서, 헛수고만 했다고 호소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은행의 ‘꺾기’가 여전하다는 하소연, 거기에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돈을 풀고 있다고 하지만 말 뿐이지, 창구는 꽁꽁 얼어붙어있다고 불평도 하고 있는 것을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9988’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라’는 덕담으로도 쓰이지만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기업 수의 99%, 고용의 88%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도 쓰입니다.

경제지표보다도 체감경기가 나쁘게 느껴지는 것은 이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한 데는 대기업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 어려울 때 수출이 20% 이상 늘어난 것도 대기업이 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기업조차, 요즘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려 줬으면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우리 경제의 기반이 튼튼해지고, 대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모범사례도 여럿 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원가를 절감하면 그 성과를 절반씩 나눠 갖는 이른바 ‘성과공유제’를 하고 있는 기업도 있고, 협력업체의 인력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저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내수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야 대기업도 잘 될 수가 있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혹시라도 대기업이 납품 협력 업체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기만 살자고 한다면 중소기업이 어떻게 살아나겠습니까?
중소기업이 없으면 대기업도 없습니다.

정부도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고, 기술개발에 지원하는 돈도 중소기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키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유동성을 추가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방안에서도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제가 서울시장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미용실을 경영한다는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사채까지 써가며 노력했는데, 문을 닫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사실, 한 달에 한번 가던 미용실을 두 세 달에 한 번 가기도 힘들어 집니다.
직원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도저히 사채 이자를 감당할 수가 없고, 은행에서도 돈을 빌릴 수가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영사업자나 소상공인들이 급하게 쓸 돈은 5백만 원, 천만 원, 많아야 2~3천만 원 정도인데 그 돈을 구하지 못해서 사업장의 문을 닫고 가정까지 무너지는 일이 당시에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런 곳에서도 종업원이 최소한 한 두 명은 있을 텐데 문을 닫으면 이들은 또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긴급자금을 마련해서 2만여 개의 영세업체와 소상공인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습니다.

집마저 차압 당해서 오갈 데 없어진 분들은 한동안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중에 그 자금을 지원받고 재기한 분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자신들이 받았던 것은 ‘돈’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였다고 했습니다.

그 때보다도 더 많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정부는 신용보증한도를 크게 늘리고, 수출 중소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현장에서 제 때,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어려운 와중에도 지난 주에는 다행스런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교환협정, 이른바 스왑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가 필요할 때 언제라도 원화를 주고 달러를 갖다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만전의 대비를 해야겠지만, 일단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실물경제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제가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계 경기가 다 나빠지는데 우리 경제만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계 경제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사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내년에 제로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4% 대의 성장을 달성하려면, 물론 우리 기업들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만, 수출이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내수를 더 살리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세계 각국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리를 낮추고,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세금을 깎아주는 조치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요즘 해외에서 만난 정상이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우리의 역량을 믿어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갖고 이 어려움을 극복해 냅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바깥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마음만은 서로 따뜻하게 나누는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년 11월 3일

대통령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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