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 차기대선 야심 드러내나?
- '철도와 도시' 수출방안 제시, 대선 공약일수도
이재오 특임장관의 행보가 최근 눈에 띈다.
그동안 개헌의 불씨를 살리려고 무단히 노력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시대흐름에 맞는 부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뒤로 한 채 실제로 정치권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같이 한 테이블상에 올려놓기도 버거워 보이는 게 지금의 여야관계다.
한나라당은 G20정상회의 이후 본격적으로 개헌논의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과 대선이 앞으로 1년 반 안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가고 있고 청와대 ‘대포폰’과 관련된 총리실 민간인사찰 의혹과 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과 관련된 검찰의 압수수색 논란이 더욱 여의도 정치권을 대립과 갈등 구조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검찰의 이번 조사가 합당하냐 안하냐를 떠나 정치권에 소액 후원제도 및 그동안 일들이 실제로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예산 국회 속에 서민정책들의 법안처리에 여야간의 수싸움이 전개되면서 일단 유통법이 지난 10일처리되고 상생법이 오는 25일 처리되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 이 특임장관의 ‘철도와 도시’ 수출에 대한 염원은 그동안 특임장관의 역할을 떠나 새로운 비전제시로 받아들여지면서 이것이 혹시 ‘대운하 사업’과 같은 비전제시로 대선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특임장관의 역할은 정부조직법 17조에 대통령이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 또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무총리가 특히 지정하는 사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1명의 국무위원(이하 ‘특임장관’ )을 둘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여기에 특임장관이라는 것이 지난 2008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한 정부조직개편안으로 말마암아 만들어진 직책으로 그 근원은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두고 있다.
또한 특임장관은 다른 장관과는 다르게 지정된 부서없이 대통령이 정해주는 사무에 대한 것을 관장한다며 이는 즉 특임장관은 일상적인 국정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무임소 장관(부처의 수장이 아닌 장관을 의미)으로서 과거의 정무장관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이 특임장관의 발언을 보면 조금 상황이 다르다.
지난 9월 전경련을 찾은 자리에서도 특임장관이란 역할이 대통령의 철학, 의중을 각계에 전달하고, 또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는, 심부름 하는 자리라는 점을 설명하며 소통의 역할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정치고수의 이 특임장관이 이례적으로 최근 지난 11일 “우리나라가 50년, 100년 후에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길은 철도 수출과 도시 수출에 있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작은 영토와 해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식량자급률, 여기에 부족한 자원 극복이라는 현실에서 이 특임장관은 과감하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세계적 수준의 우리 KTX 고속철도를 40여개국에 수출해야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도시 수출과 관련해 “미국의 LA는 한국 돈이 통용될 만큼 한국의 경제문화적 공동체가 돼 있으며, 중국의 청도도 우리 기업 4,000여 개가 있어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의 토목기술은 전 세계 최고이므로 10~20만 정도 규모의 도시는 2~3년이면 지을 수 있다”고 새롭게 제시했다.
그동안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의 진행에 대해 많은 시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보기에는 새롭게 제시하는 이 특임장관의 자신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여야간의 대립이 ‘4대강 사업’에 이어 청와대 ‘대포폰’ 논란에 이어 ‘청목회 입법로비’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새로운 범주의 사업아이템을 제시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논란의 시각을 새로운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여기에 자신의 지난 경험 속에서 투쟁의 세월을 새롭게 섬김의 철학으로 바꿔보려는 이재오식 ‘90° 인사법’은 부패와 불신으로 일그러진 현실 정치 상황에서 냉철한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정치공학적으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제대로된 경쟁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한나라당 내에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파괴력에 다소 우려스러워하는 친이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킹 메이커로서의 역할에서 대선 후보로서의 가능성까지 펼쳐 보일 수 있는게 지금의 이 특임장관의 새로운 대안일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고뇌다.
누구보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이 특임장관 입장에서 박 전대표 등 한나라당 내 후보가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절대적이다.
여기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이 특임장관입장에서도 박 전 대표와의 승부도 마다하지 않은 명분이 생기는 것이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조심스레 점쳐보는 것도 또다른 속내로 풀이된다.
<프런티어타임스 임효준 정치부장 dreamech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