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昌 "빌붙지 않을 것"발언… 한 변심때문?
- "충청, 여당-제1야당에 기대 곁불 쬐려고 하지마"
"자유선진당은 수권정당을 지향한다. 우리가 다른 세력이나 다른 당에 빌붙어서 살아남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지난 28일 대전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선진당이 차기대권 후보를 배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답한 말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충청권은 여당이나 제1야당에 기대어 곁불을 쬐려고 할것이 아니라 충청권 기반의 정당을 키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한나라당과 선진당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는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이른바 '이회창發' 보수대연합을 통한 양당의 합당 가능성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29일 정가 일각에선 당초 '보수대연합'을 비롯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하다 갑자기 정책노선을 선회하는 등 돌변한 한나라당의 변심(?)이 선진당을 뿔나게 만들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앞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중도보수'의 길을 걷겠다고 천명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중도 발언은 우클릭의 정점으로 불리는 선진당과의 합당 또는 연대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리가 나도는 원인이 됐다.
즉 이번에 한나라당이 중도를 표방한 것은 대표적 '우향우' 정당인 선진당과 차기대선에서 함께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중도노선 선언 뒤 선진당은 즉각 날선 비판을 가했다. 당시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개혁적 중도보수'는 개념이 전혀 다른 '개혁'과 '중도', '보수'를 섞어 비빔밥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이 대표 역시 지난 28일 한나라당을 겨냥, "안 대표가 제시한 막대한 재정적자가 불가피한 복지정책이 그 노선이라면 이는 진보가 아니라 포퓰리즘 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선 선진당이 차기대선을 앞두고 변화를 모색한 시도가 불발로 그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한나라당을 정조준한 비판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시사 평론가는 "결국 '이회창發' 보수대연합은 일장춘몽으로 막을 내리는 모양새"라며 "일단 여권내 정계개편은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나란히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각각 어떤 방법으로 정치적 목표를 이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