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뜨는 이유, 민주당-손학규 불신때문?
- 계속되는 '튀는 발언' 불구 野 지지층 분열양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세종시 논란 이후 20%대에서 다시 30%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야당에서의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0월 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꼬리표를 떼고 호남 정당의 오명을 한순간에 일식시키며 전국정당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1석 2조의 효과를 얻은 손 대표는 단숨에 대선후보 지지율 2위에 오르는 쾌거를 기록했다.
손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이후 곧바로 이어진 강행군을 통해 지난 국정감사 동안 현장을 누비며 ‘4대강 사업 저지’ 및 ‘민생챙기기’ 등 국정현안에 앞장서며 제1야당 대표로서의 자리매김에 안간힘을 쏟았다.
손 대표의 이런 행보는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인 ‘공정한 사회’에 대한 사회전반의 흐름이 여당의 스펙트럼 내에 주도권이 몰리는 것을 우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는 한나라당 박 전 대표에 비해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던 야권에서 ‘컨벤션 효과’까지 고스란히 안은 민주당 손 대표의 부활로 전당대회 이전보다 2배가량 급상승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 대표의 복귀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도 큰 반향을 끼쳤지만 수도권에서 유시민 원장보다 상대적으로 중도와 보수성향의 지지자에게 거부감이 덜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손 대표는 지난 관훈토론에서 “새로운 지도자의 키워드가 소통과 공감이 돼야 한다”며 “오직 삶의 현장 속에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 속에서만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서 향후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도 착실히 다지고 있는 판국이다.
이런 가운데 유시민 원장의 반격도 시작됐다.
지난 21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지율 1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박근혜 씨의 정책은 과거와 같이 그냥 간다면 국민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유 원장은 박 전 대표의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운다) 공약이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유 원장의 직접적인 박 전 대표를 공격한 것은 박근혜 대 손학규 대결구도가 형성되기 전에 기존 야권 내에서 대선후보로 앞서 있던 유 원장이 이번 손 대표의 상승을 견제한 것이라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겨냥해 ‘개헌 밀실협상’ 발언을 함으로써 양쪽을 다 흔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유 원장은 “지금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들과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한 친이계 정치인들이 대통령을 껍데기로 만들고 내치와 권력기관 운영 등 모든 것을 총리가 담당하는 이원집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으로 비공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도의에 어긋나고 국민을 매우 무시하는 정략적인 개헌추진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는 사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관훈토론에서 밝힌 것에 반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대선정국에서 대선 후보들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표명하고 그것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하고 그 뒤 다음 정권으로 접어들었을 때 개헌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또 다른 공세인 셈이다.
유 원장은 민주당과 손 대표를 직간접적으로 공격하면서 향후 전개될 대선정국에서의 야권 단일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선후보로서의 지지율 상승도 고려하고 있다.
유 원장은 특히 지난 21일 “야5당이 일단 연합해서 총선, 대선을 치러서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고, 또 한 번의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면서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제1야당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야권 단일화에 한발 앞서 움직이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의 대선지지율 경쟁도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임효준 정치부장 dreamech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