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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10-21 1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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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d ; 컴퓨터 응용 수치제어)기술로 신형축포와 발사장치를 개발했다며 김정은의 치적으로 대내외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산업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이것도 여지없이 북한의 3대 세습독재를 찬양하고 기아, 경제난에 찌든 주민들의 여론을 호도키 위한 정치 선전용 사기극임을 알 수 있다.

형편없는 컴퓨터 기술을 갖고 있는 북한이 CNC를 통해 공작기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산업계의 전언인데, 자동차 자동조립 라인과 정밀기계 제작과정에 활용되는 이 첨단 생산기술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손으로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작년 8월부터 CNC 구호를 줄기차게 떠들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3대 세습을 추진하는 와중에 집중적인 선전전에 나서고 있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옛 소련 스탈린시대를 연상케 하는 수십년도 지난 코미디만 되풀이한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사실 지난해 8월11일 노동신문은 ‘첨단을 돌파하라’는 제목으로 CNC를 주제로 한 정론을 발표했고 심지어 CNC 찬양노래 ‘돌파하라 최첨단을’이란 노래도 제작, 보급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선 ‘CNC’구호가 평양시내에 등장했는데 평양 제1백화점과 평양역 앞에 입간판이 세워지고 네온사인도 설치되고 지난 8월초부터 개최된 아리랑 공연에서도 CNC를 표현하는 집단군무가 선보여져 북한의 대대적인 허위선전 시도가 어디로 갈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에 대해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CNC선전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 권력세습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C가 김정은의 업적이라고 얘기되고 있다는 것 때문인데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북한이 김정은 후계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던 작년부터 CNC를 집중적으로 선전했다는 점이 일맥상통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화려한 정치적 수사를 한 꺼풀만 더 벗겨보자. 세계 각국의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GDP는 뒤에서 계산할 정도이고 전력과 운송,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도 취약한 후진국 북한이 CNC를 개발해 무엇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 아닌가?

이와 관련, 최근 탈북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북한은 모든 산업분야에 대한 CNC화를 목표로 무리하게 추진하다 오히려 역효과만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일부 공장이나 기업소들에선 생산공정 가운데 일부에 CNC장치를 부착해놓고 마치 공정전체를 CNC화했다는 식의 허위보고가 빈번하며, CNC장비를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기술자들에게는 ‘불량품 제조기’란 악명이 자자해 불신받고 있을 정도라니 한심할 뿐이다.

북한의 어느 가발공장(북한식으론 머리공장)에선 CNC화이후 “완전 자동화돼 0.01마이크로미터까지 절삭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제품마다 정밀도가 낮은 불량품만 속출해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는 것이 최근 탈북자들이 밝히고 있는 북한 CNC의 현실이란 것이다.

더욱이 공장 근로자들은 술좌석에서 북한당국의 CNC 선전을 “개수작 같은 짓거리”라고 비난한다고 하는데 해당 공장은 이후 CNC의 사용을 중지한 뒤 종전처럼 일반선반을 이용한 수작업 생산체제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간부들은 이를 쉬쉬하며 상급부서의 검열만 걱정하고 있다는데, 형편없는 기술력이 CNC를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시켰다는 얘기란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공작기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CNC 공작기계를 자체 개발했다면 저급한 성능 때문에 정밀도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작기계의 정밀도를 좌우하는 핵심부품인 컨트롤러는 최첨단 기술제품으로 개발이 쉽지 않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도 독일 지멘스나 일본 파난사가 생산한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컨트롤러는 전략물자로 지정돼 수출통제가 엄격하므로 북한에 수입됐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결국 조악한 수준의 컨트롤러를 자체 개발했다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자, 그럼 북한이 자신들의 CNC기술수준을 밝히지 못한 채 김정은 업적 띄우기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배경은 뭘까? 낙후된 기술력을 감추고 김정은의 지도로 선진국처럼 첨단기술을 개발한 것처럼 주민을 현혹해 후계체제에 기대를 갖도록 만들려는 술책은 아닌지.

‘최첨단을 돌파하라’는 고리타분한 선전용 구호는 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철권독재의 최후의 발악이 분명할 것이다. 혹시 그런 주장에 동조할지 모르는 친북 좌파세력에게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려는 조잡한 선전문구로 아직 유효할지 모르지만 허위주장도 너무 심하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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