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 재벌상속…아동에 수백억 증여
- 檢, 태광그룹 수사착수… 두산-GS 등 오너 자손들 편법증여는 없나?
재계 40위인 태광그룹이 비자금 조성, 미성년 오너 3세에 대한 편법 증여혐의로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재벌 총수일가의 편법증여-상속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성년 주식부자가 79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대주주 또는 총수가 자녀들에 증여한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눈길을 끈다.
실제로 금년 5월29일 종가기준으로 상장사 주식을 1억원이상 보유한 1998년4월30일이후 출생한 12세미만 아동은 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GS 허용수 전무의 장남 석홍(9) 군은 293억5,000만원으로 어린이 최고 주식부자가 됐는데, 허 전무는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승산그룹 허완구 회장의 아들이다.
현재 석홍 군은 GS 주식 76만341주를 보유하고 승산레저, 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 등 비상장 계열사 주식도 갖고 있으며, 2위는 127억5,000만원을 가진 GS홈쇼핑 허태수 사장의 딸인 정현(10) 양이었고 GS 허용수 전무의 차남 정홍(6) 군이 105억4,000만원으로 3위였다.
계열사 주식 1억원이상 총수일가만 기준으로 놓고 보면 두산그룹 오너일가의 자녀들이 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GS그룹과 경동제약, LIG가문이 각각 5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둘째 아들 조현범 부사장의 딸 유빈(7) 양과 아들 재완(4) 군 역시 각각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고 있으며 지난해 태어난 경동제약 류덕희 회장의 손녀 애슬 양은 회사주식 2만주를 증여받아 1억7,000만원의 주식부자가 된 셈이다.
이와 같은 재벌 총수일가의 상속 및 증여행태에 대해 14일 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 대기업 오너일가는 경영권 승계문제가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며 “전문경영인체제가 보편화되지 못한 국내기업은 오너 3-4세에게 어릴 때부터 지분을 증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여과정에 탈법이나 불법이 이뤄질 여지는 없겠지만 일반국민들이 보기에는 부의 대물림이라든가, 편법적인 상속과 증여가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 시민운동가는 “미성년 오너 자녀와 자손들에 대해 주식을 증여하는 것은 건전한 기업발전 차원에서 우려되는 측면이 많다. ‘부의 대물림’을 위한 편법상속-증여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세금을 피하려 증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 마디로 ‘후안무치’한 재벌의 경영권 상속행태는 ‘공정한 사회’ 구현을 내세운 국정운영의 기조와 달라 국민들만 허탈하게 만들 뿐”이라며 “상속과 증여대신 기부와 사회공헌활동을 벌이는 MS창업주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