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손 대표, 첫 인사부터 점령군처럼"
- 김영춘 최고위원 임명엔 "'영남·노무현 정신' 능멸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이후 빠르게 전개되던 정국주도권 및 당내 구심점 잡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손 대표 취임 후 첫 인사단행으로 김영춘 전 의원을 영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면서 당내 반발이 표면에 떠올랐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11일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영남의 대표성을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것도 모자라, ‘제2의 노무현’ 운운하며 영남과 노무현 정신을 능멸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과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민주당의 가장 척박한 지역인 영남 지역에서 싸워온 당원 동지들의 명예를 짓밟고 모욕하는 인사"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 의사를 묻지 않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영남지역 당원동지들과 지역위원장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영남 몫 최고위원을 밀어붙이는 손학규 대표가 무엇이 어떻게 다르단 말이냐”며 “첫 인사부터 점령군처럼 해서는 안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하필이면 3당합당에 동참하는 등 영남개혁의 정서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람”이라며 “3당 합당에 반대하고 20년 넘게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며 지역주의와 싸워온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김정길의 정치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고비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해 본 적 없는 사람이, 평단원도 아니고 최고위원을 복귀하는 것을 당무회의에서는 결단코 반대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단순히 최고위원 자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한 싸움의 문제”라며 민주당 손학규 대표로 선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당을 발전시키고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라는 뜻이지, 손 대표의 대권도전을 위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라는 뜻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영춘 전 의원의 부산선거 출마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이미 부산시장 선거에서 44.6%를 획득해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서도 민주당 간판으로 정치를 하려고 하는 현 시점에 부산에서 출마한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결단이고 그로 인해 시혜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왜곡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손 대표를 겨냥해 "이번 최고위원직지명을 철회하고 당원동지들과 민주개혁 세력에게 사과하라"면서 "당원동지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명분과 원칙이 있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손학규 대표 체제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손 대표의 정체성 문제 및 당심 잡기에 커다란 후폭풍이 일어날 조짐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임효준 정치부장 dreamech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