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와 이재오' 두 정치고수의 만남 '주목'
- 민주주의 후퇴 ‘특권과 반칙’ vs 공정사회 실천 ‘정치신뢰’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8일 만남을 가졌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날 오전 국회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 대표 선출 축하인사를 나누면서 전격적으로 만남이 성사됐지만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옛 동료이면서 지금은 제1야당 대표로서의 손학규. 그에 대해 이재오 특임장관은 재기에 성공한 ‘여권 실세’로 이제 서로가 여야를 대표하는 맹주로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이 특임장관은 먼저 “손 대표가 워낙 잘해서 민주당에도 서광이 비친다"며 손 대표를 치켜세우자 손 대표는 ”민주당이 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 여당이 잘해야 한다“며 응수했다.
손 대표는 이어 “직접적인 영향을 당장 미치는 것은 역시 정부여당”이라면서 “실천하게 뒷받침해주고 하는 것이 여당이다. 야당 역할 중요하지만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뺏어오겠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특히 대표당선과 관련해 “정부 핵심에 계신 분한테 면전에 이렇게 말하기가 죄송하지만,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되겠으니까 민주당이 나서봐라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앞서 “국민들의 결정에 따라서 당심이 결정되고, 당심에 따라서 대의원의 표심이 정해진 것”이라면서 “지난 대통령선거 패배 후에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패배감이나 패배의식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해봐야 되지않겠나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부로서는 제1야당의 뜻을 존중하고 특히 제1야당 대표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정부여당이 잘하는 것의 하나”라며 “대표님의 뜻과 민주당의 뜻을 항상 존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자 손 대표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경륜이 풍부하고 우리는 같은 한일회담반대운동 세대며 6.3세대다”며 “줄기차게 민주화운동, 민통련 주도했다. 한생운동과 민주화운동, 반독재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사람들이 우리 정치의 중심”이라고 다시 화답했다.
반면 손 대표는 “우리가 지금 정치하는 것은 물론 역사의 변화에 따라서 세계적인 환경과 정치에 대응하는 자세가 바뀌어야한다”면서 “그러나 변화할 것은 변화하되 또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특히 손 대표는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 이런 사회가 됐다”며 “민주주의라는 것이 국민이 주인이라고 하는 것인데, 국민의 뜻을 좀 더 적극 받들고 국민에게 낮은 자세로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 대표는 또 “이명박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독선과 독주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국민 위에 군림한다는 인식이 많다”며 “인권위 문제부터 국민 모두가 다 같이 법 앞에 평등한데, 특권과 반칙이 있다는 이런 인식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특임장관은 “지적한 우려는 어느 정권에나 항상 상존하는 것”이라며 “제일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제일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 특임장관은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공정사회의 실천에서 앞장을 서야 국민들이 정치권을 신뢰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손대표께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공개 회동에서 손학규 대표는 “4대강 사업 그대로 할 것이냐”며 정면으로 묻자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금 4대강 공사가 토목공사 기술 발달로 공정이 빨리 진행됐다”며 “전체 40% 공사가 진행됐고 보 경우 60% 진척됐다. 흐름진척이 빨라서 지금 중단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손 대표는 “4대강 공사사업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이런 식으로 공사 강행한다면 우리가 집권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가볍게 말하자 이 특임장관은 “집권 전에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손 대표는 국회 내 4대강 검증 특위 구성과 한-EU FTA의 절차상 문제, 원내대표간 정치복원 등에 노력 협조를 당부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임효준 정치부 기자 dreamecho@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