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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10-09 1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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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결례를 범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민주당 손학규 신임 대표가 지난 6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뒤 한 '반성' 발언이다.

그는 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거머쥔 뒤, 광폭행보에 시동을 걸고 나서는 모양새인데 대표 취임이후 시종일관 예사롭지(?) 않은 언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손 대표는 당 대표로서의 첫 일정을 지난 4일 국립 현충원 참배로 시작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의미심장한 글귀를 방명록에 적었다.

손 대표는 이어 5일엔 강원도 배추 재배농가를 찾아가 포기당 가격과 연간 수입, 조기출하 여부 등을 묻고 수첩에 메모를 하기까지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배추 한 포기와 무 한개를 뽑아서 바로 씹어먹는 정치적 제스춰를 보여주기도 했다.

급기야 6일 그의 정치행보는 영·호남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남 광주 5·18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고, 다음날 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부산 출신의 대표적 486 인사인 김영춘 전 의원을 전격 발탁했다.

이 무렵, 정가에선 손 대표의 발빠른 행보를 두고, 차기대선을 향한 대장정에 스타트를 끊은 것이라는 반응이 흘러나왔고 그가 앞서 밝힌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글귀는 자신이 차기대선에 출마, 집권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 같은 '설'은 손 대표의 행보가 차기주자를 연상시키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당이든 야당이든 새로운 당 대표가 들어선 뒤, 당선 인사차 지역방문과 당내 주요 당직 인사를 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지만 손 대표의 경우 차기대선을 상당히 의식한 측면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첫 방문지에서부터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포문을 연 뒤, 영·호남을 오가며 과거 적대 관계에 있던 정치세력과의 화해를 시도했다.

여기에 더해 김영춘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하므로써 영남권과 486세대를 끌어 안고 차기대선을 준비하겠다는 일단의 속내를 내비쳤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강원 춘천에서 2년여 동안 칩거 생활을 한 손 대표가 절치부심 끝에 제1야당 대표로 복귀에 성공한 뒤, 차기대선을 향해 주도면밀한 사전포석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시시 평론가는 "정치인이 대권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손 대표가 경쟁력 있는 차기주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탄 것은 차기대선 국면에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손 대표가 골수(?) 한나라당 출신인 것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데 그는 14대 민자당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내리 3선을 했고 김영삼 정권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또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경기지사까지 지냈다.

어쨌든 일단 야당 대표로 정계에 다시 들어선 손 대표의 향후 정치적 진로가 과연 어떤 귀결을 맞게 될지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정치부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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