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888일 상소문 올렸지만..."
- "대통령이 한 장도 안읽었다는 확신 가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김동길 교수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을 오늘로 888번째 올린다."며 "나는 888일 날마다 '상소문'을 올렸지만 대통령께서 그 중 어느 한 장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될 사람들의 명단에 끼어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청와대의 기피 인물이 된 것이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또 "예전의 대통령들 중에는, (나와 사상과 이념이 전혀 다른 대통령들이야 물론 날 볼 필요가 없었겠지만) 나를 청와대의 점심을 청해서 단 둘이 앉아 점심을 먹으며 국사를 의논한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의 대통령은 전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태우 대통령은 두 번이나 청와대에서 독대, 자신의 기쁨과 아픔을 털어놓기도 하였다."며 "노태우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처음 점심을 함께 할 때, '지난 번 대선에서 나는 노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고 김영삼 후보를 지지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웃으면서, '그러면 어떻습니까'하였고, 그 다음에 또 초청한 걸 보면 노태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썼다.
김 교수는 더불어 "대통령은 읽지 않아도 읽어 주는 동포들이 전 세계에 많이 생겨서 이젠 그만둘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며 "나의 기력이 다할 때까지 쓰고 또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 yjh_1120@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