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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10-02 18: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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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자료사진)
월요일(27일) 오후 2시에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연합 출범식이 있어 참석했었다. 장소가 20층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한번 더 확인하기 위해 로비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19층에서 '서울 평화상' 발표가 있다는 공지가 보였다.

서울 평화상? 그게 아직도 있었나?

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市에서 노벨 평화상에 버금가는 '평화상'을 우리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상금 100만 달러를 내걸고 시작한 것이 '서울 평화상'인데 첫 수상자로 레이건 대통령 시절 美 국무장관을 했던 '슐츠'장관이 받았다는 것은 기억하는데 그 뒤로는 누가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뉴스에서도 별 취급을 안 하고 어느 누구도 서울 평화상을 화제로 올리는 사람도 없기에 통 모르고 지내다 엊그제 프레스 센터에서 그 공지를 보고서야 '서울 평화상'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첫 수상자를 선정할 때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인사'를 선정했으나 모두들 다 받을 이유가 없다고 고사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美 슐츠 국무장관에게 억지로 안겨주었다는 후일담을 들은 적이 있다.

상금 100만 달러를 준다고 해도 반기지 않는 賞으로 시작한 서울 평화상은 이제 상금을 주는 서울시민들 조차도 잊어버렸는데 그런 의미없는 평화상을 왜 계속 하는지 모르겠다.

노벨상이 상금때문에 권위가 있는 것인가?

추석 연휴에 방콕하면서 신문 칼럼을 골라 읽던 중 어느 논설위원이 쓴 칼럼에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를 빨리 짓자고 역설하는 글을 읽고 失笑를 했다.

그 양반은 서울에 자랑할만한 '랜드 마크'가 없다는 것이 창피하다면서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면 멋진 랜드 마크가 된다나 뭐라나 하는 팔푼이 같은 소리를 했기에 나도 모르게 기가 막혀 웃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사람이 논설위원이라니....

랜드 마크란 地上에서 위치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준이 될만한 거대한 구조물(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을 말하는데 고층빌딩이 즐비한 복잡하기 짝이 없는 서울에서 오페라 하우스가 랜드 마크가 될 수 있다는 그 발상도 어이 없고 무엇보다도 文化를 인공적 구조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그 양반의 無知에 할 말을 잃었다.

한강에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면 보기에 멋진 건물이야 되겠지만 그곳에 어떻게 가란 말이여 또 그 무대에서 무슨 작품을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무대에 올릴 만한 국산오페라는 아직 없다.)

노들섬까지 교량을 하나 더 만들 것인지 아니면 오페라를 감상할 시민들을 위해 페리보트를 운항할 것인지 그것까지는 언급이 없어서 그 양반 속을 알 수 없지만 정해진 시간에 한꺼번에 모여드는 오페라 팬들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노들섬까지 관객을 수송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실적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시드니 관광갔다가 해변가에 서 있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것이라는 건 물문가지지만 그런 나라야 인구에 비해 땅이 엄청 넓으니 바닷가에 거대한 주차장이 있겠지만 노들섬에 그런 땅이 어디 있나?

겨우 생각한다는 것이 저러니...... 뭐 돈으로 해결하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리고 그런 멋진 오페라 하우스에는 보나마나 세계적인 오페라단,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들을 초청해서 공연할 것임은 뻔할 뻔자인데 그렇다면 외국의 저명한 오페라단과 오페라 가수를 위해 한강에 오페라 하우스를 만드는 결과밖에 더 되나?(韓國人은 '세계적인' 상표가 안 붙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우리 문화를 무대에 올릴 컨텐츠와 그런 컨텐츠를 육성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文化지 호화로운 하드웨어에 출연료 비싼 외국 예술인을 우리 무대에 올린다고 선진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페라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국방문할 때 '메트로 폴리탄'에 가고 영국 갈 때 '코벤트 가든'에 가고 이태리 갈 때 '라 스칼라'극장에 가서 오페라 감상하고 오면 된다.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명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강에 호화로운 오페라 하우스 하나 건설한다고 문화적 열등감이 일거에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이치에 맞게 생각하는 합리성이 많이 부족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思惟에 빠져드는 경향이 강하지 않나 늘 생각하는데 조선시대 將軍들의 복장을 보면 저렇게 무거운 갑옷에 무거운 칼을 들고 어떻게 싸우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되고 햇볕도 가리지 못하고 비도 막지 못하는 챙넓은 모자(갓)는 왜 만들어 쓰고 다니는지 그리고 옷감도 모자라는 사람들이 옷은 왜 그리도 헐렁하게 입고 다녔는지 그리고 산 사람이 굶어죽는 마당에 죽은 사람을 위해 해마다 많은 음식을 장만해서 제사를 모시는 것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사유의 불합리성은 저 북쪽 김일성왕조를 보면 훨씬 더 하다. 찾아오는 관광객도 없는데 평양 대동강변에 100 층짜리 유경호텔을 지어 뭘 하자는건지...... 평등사회를 건설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면서 벤츠를 타고 다니는 신흥 지배계급과 피를 빨리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인민'들의 비참한 생활이 공존하는 북한의 실태...... 그게 조선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인가?

저런 비참한 '지상낙원'을 찬양하고 주석궁을 향해 경건하게 고개 숙이는 덜 떨어진 인간을 대한민국의 지성인이라는 언론사의 논설위원들은 '진보지식인'이라고 불러준다. 이 따끔씩 내가 거대한 정신병원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서울 평화상, 노들섬의 오페라 하우스, 평양의 유경호텔, 그리고 친북반역세력들이 살판나 설쳐대는 대한민국의 꼬라지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나라는 빚더미에 올라 앉았는데 100층짜리 고층청사를 경쟁적으로 짓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빙자해 대의원으로 뽑히신 분들은 해외관광에 열 올리고 국회의원 나으리나 정치꾼들은 공천장사로 팔자고칠 일에 정신이 팔려 나라꼴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고......

그러면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 웃자, 웃자, 웃고 말자. 이제는 제각기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할 때가 온 것 같다. - 해당 글은 독자방에 게시된 글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프런티어타임스 delmona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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