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화해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 현기환 "박근혜 내년초부터 본격 대선행보 나설 것"

▲ 한나라당 계파 모임 의원들 모습...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친이계 좌장 이재오 특임장관의 '계파벽 허물기식' 소통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여당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박 전 대표와 이 장관은 각각 상대 진영의 의원들과 연쇄 만남을 갖고 계파 화합에 앞장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8일 친이계 재선 의원인 김정훈, 김재경 의원 등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앞서 박 전 대표는 27일 박준선, 이범래 의원 등 수도권 친이계 초선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이계 의원과 만나고 싶었는데 그동안 당내에 벽이 조금 있어 친이계 의원들 입장이 부담스러울까봐 만남을 갖지 않았다"며 "이제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서로 연락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 역시 친박계와의 유대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0일 김영선, 이혜훈, 구상찬 의원 등 수도권 친박계 의원 3명을 만났고, 28일에는 친박 의원들이 중심인 '여의포럼'과 오찬을 함께 했다.
여권 안팎에선 이를 두고,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이후 당내 계파 간에 화해 무드가 무르익는 분위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가 일각에선 잠재적 차기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시점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시사평론가는 "여당이 당분간은 화해 무드 속에서 잠잠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하는 시점부터 친이, 친박간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27일 최고위원회의를 일례로 들었다. "친이 직계 정두언 최고위원이 제안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중앙당 회의 참석 여부 문제에 대해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이 강력 반발했다"며 "이는 양계파가 차기대선을 앞두고 서로 다른 정치셈법을 하고 있는 속내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차기대선을 둘러싸고 후보 구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결국 친이-친박계가 자파의 주자를 대권후보로 옹립하기 위해 나설 것이므로 계파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양계파에서 상대 진영의 주자를 과연 대권후보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냐는 원론적인 문제 제기로 읽힌다.
여기에 더해 2012년 차기대선에 앞서 치뤄지는 19대 총선이 계파 화합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즉 19대 총선전, 각 계파 의원들이 공천장 획득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각 계파 의원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선 자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이는 친이, 친박계를 다시 똘똘 뭉치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의도 정가에선 박 전 대표 측의 현기환 의원이 2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박 전 대표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선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친이, 친박계의 계파 갈등 시점을 예상케 하고 있다는 소리가 횡횡하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정치부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