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北 실체, 국민들이 정확히 알아야"
- 제3국 현지 공관에 머물고 있는 국군포로 송환 촉구
“가슴이 저몄다. 생존해 계신 국군 포로가 한 분이 아니라 오백 분이 넘는다. 그 분들이 한을 안고 북녘 땅에서 고생하고 계실 생각을 하면 지난 정부는 뭘 했고, 지금 정부는 또 뭘 했는지 분노가 치민다.”
최근 제3국 현지 공관에서 자유의 몸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 국군 포로 A씨(84세)를 만나고 온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박 의원은 25일 ‘프런티어타임스’와의 통화에서 A씨가 손에 쥐어준 20장 분량의 편지를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이같이 말했다.
60년 만에 북한을 탈출했지만 제3국의 비협조로 송환되지 못하고 있는 A씨의 편지에는 남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국 땅을 밟고 싶어 하는 구구절절한 사연 등이 담겨져 있다. 1950년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1953년 납북된 A씨는 평양 순안비행장 건설에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편지를 통해 북한 지도부가 이산가족 면회소 같은 것을 차려놓고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으며, 그나마 권위 있는 몇 명의 사람만 면회가 가능하다고 증언했다. A씨의 증언은 결국 정치적 계산에 따른 이산가족 상봉보다 실향민들의 진정성 있는 만남이 성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었다.
A씨의 이 같은 증언과 맞물려 남측 대한적십자사와 북측 조선적십자회는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2차 실무접촉을 가졌지만, 북측이 상봉장소 문제 해결과 함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요구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통일부가 24일 밝혔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북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먼저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해 놓고 결국 속셈은 분풀이를 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북한의 실체를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또한 “지금 남한에서 희생을 무릅쓰고 식량지원을 하면 얼마나 반갑겠느냐. 끔찍한 고난의 행군 때 남한에서 원조를 해 줬으면 북한에서 참변을 당하는 겨레들이 남한의 은혜를 생각했을 것”이라고 하는 등 남한의 식량지원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제껏 탈북자를 천명 넘게 만났지만 남한이 쌀을 지원한 것을 다들 모른다. 탈북한 뒤에 방송을 통해 남한이 북한에 쌀을 보냈는지 알게 된 경우가 다반사”라며, “A씨에게도 남한에서 쌀 수십만 톤을 보냈다고 설명했지만 모르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일부에서 요즘은 대북 쌀 지원 내역이 투명화 돼 군량미로 쓸 수 없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투명화가 됐다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지원 사실을 모를 수가 있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국군 포로 송환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유엔을 통해 당당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6개월째 반신불수의 몸으로 제3국에 머물고 있는 A씨의 귀국을 위해 관계 당국이 하루빨리 손을 써 줄 것을 촉구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