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오, '합종연횡' 과연 불가능일까
- 홍준표 "이 장관, 박 전 대표에게 유신감정 풀 수 없어"
여권내 차기대선 구도를 둘러싼 '합종연횡'에 대한 얘기가 심상치 않게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직계 정두언 최고위원은 24일 mbn<뉴스광장>에 출연, "내년이 되면 친이, 친박계는 없어질 것으로 본다. 새로운 모임이 생겨 나면서 새롭게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이라며 "계파 문제를 긍정적인 경쟁구도로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2012년 차기대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주자를 세워가는 과정 속에서 친이, 친박계 간의 경계선이 허물어질 것을 예상한 것으로 차기후보들 간의 또는 차기후보와 유력 정치인의 연대 가능성을 내다 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결국 차기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의 키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장관"이라며 "특히 이 장관이 킹이 아닌 킹메이커를 맡게 되면 그의 지원을 받는 주자에게 대세가 기울 수도 있다"고 했다.
즉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친이계 특정주자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선택할 경우,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판'자체가 변화무쌍한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른 말로는 범친박진영의 지지 속에 현재 30% 안팎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1997년, 2002년 대선과정에서 35%의 지지율을 고수했지만 대권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장관이 박 전 대표를 지원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보수시민단체 일각에선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단독회동을 통해 두 사람 간에 차기정권 재창출을 위해 같이 노력하기로 합의한 후 당내 계파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것과 박 전 대표가 차기주자 경선에서 낙마할 경우 그 후폭풍이 대선'판'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친이계에서 우려하기 때문에 박 전 대표를 '팽'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홍준표 최고위원은 9월호 <신동아>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후보 경선은 박근혜 대 반(反)박근혜연합 구도가 될 것"이라며 "(지금 거론되는 친이계 주자들이) 각자 열심히 스스로를 띄운 뒤 한 후보로 단일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의 향후 정치적 관계에 대해선 "두 사람의 정치적 대립은 유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장관은 박 전 대표에게 감정을 풀 수 없는 그런 관계"라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와 향후 정치적 관계에 있어 극과 극에 놓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 장관은 지난 15일 차기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2년 6개월이나 남은 얘기다. 지난번 경선과 대선을 현장에서 치러보니 그런 얘기를 빨리 하면 국정에 부담된다. 그런 얘기는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이 킹이냐 킹메이커냐를 두고 과연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