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아이고 내 팔자야!" 발언 내막
- 또다시 '왕의 남자'...차기 대권 장애물 될 수도

▲ 이재오 정무장관
이재오 특임장관의 "아이고 내 팔자야" 발언에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녹아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오 장관은 지난 8·8 개각에서 특임장관에 내정된 직후인 9일 새벽 트위터에 장관직을 맡게 된 소감을 이 같이 밝혔었다. 이는 7.28 은평(을) 재보선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인 마당에 또다시 "난제가 많은 고난의 자리"를 맡게 된 데 따른 심경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장관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 주목 받으면서 또다른 해석이 추가되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이 차기 대선에서 '킹메이커'로 활약하기보다는 직접 '킹'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과 관련해서다. 이와 관련, 15일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 장관은 '킹메이커'보다는 직접 대통령에 나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이처럼 대권에 도전하려면 무엇보다 갖춰야 할 게 있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지난 5년 간 대통령에 싫증을 느끼면서 새로운 사람에 대한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왕당파'가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문 점은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 번에 특임장관이 되면서 다시 '왕의 남자'가 돼버렸다. 특임장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과 차별화된 길을 걷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떨어진 이후 미국 생활, 그리고 다시 귀국 후 '함박웃음' 출판기념회, 이어 국민권익위원장을 거쳐 7.28 재보선에서 승리하면서 나름 자신만의 독립적 영역을 차곡차곡 쌓은 이 장관에게 특임장관 자리가 반갑기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이날 의원회관 내 유력 분석통은 "이 장관이 팔자 타령을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또다시 왕당파가 돼서 그런 게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이 장관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면서도 얼마나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 yjh_1120@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