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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9-11 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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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와 협의해야 한다면 서민특위는 해체해야 한다"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이하 서민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이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서민특위의 향후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며 한 말이다.

서민특위가 주도해 만든 서민정책의 당내 조율문제를 둘러싸고 여당 지도부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전운이 감돈 것은 지난 9일부터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최고위원은 "서민정책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일일이 조율하기보다는 당이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앞장서야 한다. 곧 준비하고 있는 내용 '전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최고위원과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갑자기 발표하면 국민들이 모두 현실화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서민특위도 당의 정책위와 조율을 거친 뒤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홍 최고위원은 즉각 "그럴 거면 왜 만들었느냐. 정책위에서 서민특위도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냉랭한 분위기는 10일에도 이어졌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서민특위에서 좋은 안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것은 좋다"고 말한 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일방적 결정을 해선 안 된다"며 "(서민특위는) 당 정책위와 협의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여의도 당사에서 등록금 문제와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방안, 그리고 택시대책 등 3개 분야에 대한 서민정책을 전격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당 지도부를 겨냥 "어제(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장경제 논리를 들며 서민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상당수였다"며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거론하며 반대하는 것은 서민정책의 본질을 모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홍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서민정책 발표를 강행, 향후 당내 상당한 파열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가 안팎에선 홍 최고위원이 번번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저력(?)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 이런저런 얘기가 흘러나온다.

한 정치 평론가는 "홍 최고가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는 까닭은 지난 7·14 전당대회 결과에 있다"고 말한 뒤 "당시 안상수 대표가 4천316표(20.3%)를, 홍 최고는 3천854표(18.1%)를 득표했다. 불과 2.2%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며 "홍 최고위원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의 이같은 자신감은 전대 이후 각 계파모임의 해체를 촉구한 데서도 나타났다. 즉, 그는 지난 7월21일 "계파모임의 성격을 띠는 SD(이상득 의원)계 모임, ‘함께 내일로’, ‘국민통합포럼’, ‘여의포럼’, 강재섭계 ‘동행’ 등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때 한나라당 안팎에선 전대에서 홍 최고위원을 지원하지 않은 계파를 지목해 공개적으로 해체를 촉구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고, 홍 최고위원 측에서도 친이 직계 모임의 지원사격만 제대로 받았다면 1위 당선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아무튼 여의도 정가에선 '독고다이' 홍 최고위원이 3개 서민정책 발표를 소신대로 밝힘에 따라 내주부터 당 지도부 회의가 꽤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돌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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