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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9-09 0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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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의 벽화를 철거한 것과 관련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신경전을 벌였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이하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만난 두 사람의 신경전은 최 의원의 질책으로 시작됐다.

최 의원이 "일반작가의 벽화를 통일부가 임의대로 내릴 수가 있나"라고 질책하자, 유 장관은 "작가하고 의논하는 것이 맞다. 작품은 돈을 많이 들여 설치했기 때문에 공공미술이 갖고 있는 의미나 책임이 있어서 쉽게 철거 할 수 없다. 의논을 했다면 그렇게 쉽게 철거가 안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이 이어 "국가 권력이 일반적으로 철거하는 것이 옳으냐"라고 하자, 유 장관은 "통일부 공무원이 행정적인 절차를 한 듯하다. 국가 권력까지 얘기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한 "해당 벽화는 지난 정부에서 설치해 민중적이라는 이유로 난도질하듯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에 유 장관이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냐고 묻자 최 의원은 "인터넷에서 봤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유 장관은 "그렇게 말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을 것"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날 최 의원과 유 장관의 신경전은 생각보다 싱거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의원은 앞서 "유 장관, 만나면 일단 한 대 맞자"라며 큰 소리를 쳤지만, 최 의원은 목소리만 컸을 뿐 유 장관이 오히려 여유로워 보였다는 것.

최 의원은 특히 지난 2008년 광화문문화포럼 초청 강연에서 유 장관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라고 한 발언을 꺼내며 공격했다.

이에 유 장관은 "활자와 강연에서 나오는 내용은 의미가 달라진다. 그것 때문에 곤혹도 치렀다. 나를 잘 알지 않느냐"라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반문했다.

유 장관의 말을 들은 최 의원은 다소 당황한 듯 "아니 잘 모른다"라고 말했고, 유 장관은 "예전에 연극할 때 독자였고, (최 의원을 위해) 잘 뛰어다녔는데 모르느냐"라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통일부는 최근 작품 철거 논란에 대해 "그림이 추상적이고 어둡다는 도라산 관광객들의 민원에 따라 백두산 천지 그림 등으로 교체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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