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해빙무드'...정두언 고립?
- 친박계, 정 최고 청와대 공격에 오히려 '질타'
지난달 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회동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청와대와 박 전 대표측으로부터는 회담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 동안 두 사람 사이가 워낙 좋지 않았기에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정말 가까워졌음을 추측케 하는 발언이 또다시 흘러나왔다.
친박계(친박근혜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지난 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당 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단초 마련"으로 평가했다.
반면,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두언 최고위원이 '정치 불법사찰'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들을 성토하자 "주류 내부의 일로 이런 갈등이 다시 빚어지는 것을 도저히 그냥 지켜볼 수가 없다."며 "당사자들끼리 만나서 바로 해결하라."고 질타했다.
홍 의원이 청와대를 향해 칼을 뽑은 정 최고위원을 막아선 것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친박계 중진 의원이 청와대를 옹호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회동 이후 여권 정치구도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친이계 주류와 친박계 사이에 묵시적 협력관계가 만들어진 반면, 권력핵심(?)에서 멀어진 친이계 비주류가 고립되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사찰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당 지도부 및 중진들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태세에서 크게 물러난 모습으로, 정치적 여건이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기인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이날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현재, 정 최고위원이 당내 의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정 최고위원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