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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8-30 22: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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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등으로 여야의 혹독한 검증을 받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지명 21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되짚어 보면 김 전 후보자는 '8·8 개각' 이후 혜성처럼 등장한 직후, 차기대선 구도와 관련해 정가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즉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권 세대교체를 통한 차기대선 구도의 새로운 설정이 아니냐는 것.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8일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해 한나라당 임태희 전 의원(54세)을 대통령실장으로 임명한지, 딱 한달 만에 48세의 전 경남지사 출신의 김 전 후보자를 택한 것에 기인한다.

이 무렵, 한나라당 안팎에선 차기대선 구도에 '확' 변화가 온 것으로 받아 들였고, 친이계 주자 간의 내부 교통 정리를 청와대에서 주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특히 놀란 것은 친이계다. 현재 친이계에선 여권 내 유력 차기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강한 인사를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후보자가 전격등장한 까닭.

당시 친이계 의원은 "차기대선과 연관지어 볼 때 김 전 후보자의 발탁은 청와대의 의중이 중앙정치의 때가 덜 묻은 젊고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이때가지만 해도 김 전 후보자는 꽤 잘 나갔다(?). 지난 17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의 차기 보수계 예비 주자 지지율 순위에 따르면 김 전 후보자는 9.8%를 기록(1위 나경원 14.1%)했다. 하지만 지명 21일 만에 김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끝내 벗지 못하고 스스로 낙마했다.

이런 가운데 친이 진영에선 이번 김 전 후보자의 낙마로 친이계에서 차기대선에 띄울 수 있는 인사는 결국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지지사 두명으로 좁혀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분석의 기저에는 친이계가 차기 대선후보로 박 전 대표를 비토하는 데 따름은 물론이다.

아무튼 두 사람이 친이계 주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먼저 친이계 내부의 정통성을 잇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으로 15대에 입당해 현재까지 박 전 대표와는 당내 노선을 달리해 오면서 지금의 친이계 형성에 톡톡히 기여한 것과 7·28 재·보선에서 살아 돌아온지 11일 만에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이 의원이나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 모두 대선에 도전할 만한 충분한 내공과 경력을 쌓아온 점이 친이 진영을 만족시켜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현재까지 친이계 주자로 나설 만한 인사가 마땅치 않은 점도 두 사람을 한층 주목받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친이 진영 외곽 단체 관계자는 "친이계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데 친이 주자 옹립을 왜 포기하겠는가"라고 귀뜸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7·14 전당대회 결과를 강조했다. "전대 결과 친이계 주자로 분류되는 안상수(3천21표), 홍준표(2천372표), 나경원 (1천352표), 정두언(1천964표), 김대식(819표) 후보들의 대의원 득표수는 총 9528표에 달한다"면서 "반면 친박계 후보로 나선 서병수(1천782표), 이성헌 (1천301표), 한선교(403표), 이혜훈 (1천34표) 등의 주자들이 득표한 대의원 표를 합산하면 4520표에 불과하다"고 했다.

덧붙여 "이런 결과를 보고도 친이계가 뭉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이런 상황에 비춰 볼 때 친이계가 끝까지 자파에서 차기대선 후보를 내려고 할 것이라는 얘기가 횡횡한 가운데 두 남자의 향후 정치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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