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박정희 동상 세우자는 김문수 어떻게?
- 김 지사 차기주자 부각..김 전 대통령 지원 여부 주목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여전히 여권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여권 내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지도부 상당수가 YS계로 분류된다.
이런 김 전 대통령이 각을 세우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당시 김무성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쿠데타 세력이 가장 나쁜데 국민들은 다 잊은 것 같다."며 "18년 동안 긴급조치를 5번이나 했고, 국민투표도 5번 했다."고도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자신이 1979년 10월 의원직 제명을 당했던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죽으려고 하니 별짓을 다 한다."면서 "사실 그 것 때문에 죽은게 아니냐. 내가 4일날 제명을 당하고 '부마사태'가 16일에 벌어졌고, 26일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죽은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는 취임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안상수 대표에게 내각 책임제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내각 책임제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쿠데타가 있었지 않은가?"라고 5.16을 '쿠데타'로 다시 한번 규정했다.
김 전 대통령이 이처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요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박정희 동상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김문수 지사는 문민정부 시절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등 YS계라고 해도 별무리가 없다.
김 지사는 27일자 중앙일보에 기고글에서 "대한민국의 상징거리인 광화문에 초등학교마다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또 하나 더 세워야 하나."라고 반문하면서 "광화문에 세워야 할 동상은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이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또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나섰을 때 거의 모든 지식인·정치인이 반대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자동차·철강산업을 일으킨다고 하니까 내가 다니던 서울대 교수들이 강의시간에 '대한민국에는 기술과 자본·시장도 없는데 자동차·철강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가 없다.'고 비판했다."고 적었다.
김 지사는 이어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해냈다. 경제학자들이 안 된다고 했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앞장서 해냈다. 오늘날 경기도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자동차 관련 산업인데 그때 반대했던 내 생각이 부끄럽다."고도 적었다.
이처럼 김 전 대통령과 김 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 입장이 다른 만큼, 차기 대권과 관련해 두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