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또 민주당과 손 잡을까… 그럼 김태호는?
- 세종시 수정안 당시 친박 반란표 42표 끝내 부결…
27일 오전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에서 야당의 강한 반발 속에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 할 예정이었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투표도 오는 9월1일로 미뤄졌다.
이처럼 여야의 힘 겨루기가 한창인 정가에선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의 총리 인준 투표권 행사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 표결 결과가 생각난다"며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게 친박계에서 얼마나 찬성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되짚어 보면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서 '재적 291명 중 275명 참석,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수정안이 끝내 부결됐다.
당시 표결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168명 가운데 표결 절차에 참여한 의원은 모두 157명이었다. 그 가운데 찬성표 102명, 반대표 50명, 기권 5명으로 친이계 의원 89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반면 친박계는 42명이 반대했다.
세종시 수정안 표결 결과에 비춰 볼 때 키를 쥐고 있는 건 친박계다. 문제는 이런 친박계에선 '8·8 개각'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 후보자를 꽤 곱지 않게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8·8 개각' 다음날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반(反)박근혜 진영에선 끊임없이 박 전 대표에 대한 대항마를 키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즉 친박 진영에선 이번 개각을 여권 내 유력 차기대선 주자로 앞서 가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흔들기 위한 술수라는 것.
최근 흐름 역시 친박계에선 김 후보자를 비토하는 분위기다. 친박계 대리인 격으로 지도부에 참여하고 있는 서병수 최고위원은 26일 김 후보자를 겨냥해 "결함을 결함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법과 윤리에 둔감한 사람은 고위공직을 담당할 자질과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27일 SBS <서두원의 전망대>에 출연, "현재 한나라당 내부의 불만을 보면 지난 세종시 표결처럼 나올 수 있겠다"고 말해 친박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무튼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한 답변 번복 등으로 '김태호 낙마설'이 횡횡한 가운데 친박계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