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野 의혹제기에 "사실이면 당장 사퇴"
- 부인 뇌물수수 논란에 "사과하기 바란다" 강경 대응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태호 후보자는 우선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수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얘기"라면서 "검찰이 기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한 내용과 실체가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정치자금 수수 의혹 장소인 알려진 뉴욕 맨하탄의 한 식당에 근무하는 여종업원이 김 후보자에게 돈을 주지 않았음을 검찰이 확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부인이 뇌물성의 금품을 수수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니면 말고식 폭로에 대해 안타깝다."며 "저는 후보자 당사자니까 어떤 의혹도 검증돼야 하지만 이 소식을 듣고 부인이 펑펑 밤새도록 울었다. 우리 집사람에게 사과해주시기 바란다."고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게 요구했다.
이에 청문회장 분위기는 술러거렸다. 야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청문회 자세를 문제 삼은 것이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애초부터 겸손하지 못하다."며 "지금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후보자 본인이 얼마나 억울하면 저렇게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는가?"라며 "국회의원은 확실한 '팩트'를 가지고 주장해야 한다."고 김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어 질의 순서에 따라 마이크를 잡은 이용섭 의원은 "억울하실 것이다. 그 심정 이해한다. 나도 대한민국 최초로 국회 청문회를 3번이나 거쳤다."며 "그래도 후보자처럼 와이프한테 사과하라는 건방진 얘기는 한 적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 발언이 겸손의 문제로 비쳐졌다면 이자리에서 죄송하다고 밝힌다."며 사과의 뜻을 표시해고 잠깐 동안의 소란은 진정됐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생활비와 관련한 스폰서 의혹 및 뇌물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부인했다. 그는 대분분 의혹이 실무적 착오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하면서 증빙서류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박영선 민주당 의혹이 제기한 채무 관련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 있다면 당장 사퇴하겠다."고까지 밝혔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 청문회에서 부인이 명품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이 제시되자 "평생 고생시킨 부인에게 결혼 기념일을 맞아 선물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그는 특히 가방의 상표명까지 언급하는 등 떳떳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앞서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문제의 여종업을 조사했다는 이날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검찰이 여종업원을 조사했는지를 규명하려고 노력해왔는데, 딱 아침에 이런 보도가 나왔다. (법무부가) 인사청문회에 혼란을 주려는 것인가?"하고 분노했다.
조 의원은 "(법무부는) 이번에 비리 법조인들 사면해놓고 비밀 붙였던 사람들이다."고도 지적, 거듭 불신을 드러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