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벌써 차기 겨냥 "내가 후보 안 되면…"
- '독재자의 딸'이라고 말한 박근혜와는 "해소해야죠"
23일 국회 운영회에선 오후 2시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 청문위원장의 속개 선언으로 계속된 오후 질의는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스타트를 끊었다.
손 의원은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오전에 공성진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문제와 이 후보자를 연관지어 사퇴하라고 했는데 이는 사법제도를 무시하는 것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벌써 조사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근거없는 주장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의사진행발언을 즉각 신청한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공 의원이 일부 언론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공 의원 측이 사용한 위기관리포럼과 (사실상 이 후보자의 조직인) 국가발전연구회(국발연)가 공동으로 사무실을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근거를 갖고 질의하는 야당의원을 향한 무책임한 발언을 삼가해 달라"고 했다.
다시 질의를 시작한 손 의원이 개헌과 관련해 묻자 이 후보자는 "시기적으로 금년 말까지 이뤄지는 것이 좋다"면서 "이 문제는 여야 간의 합의를 넘어서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만 답했다.
오후 2시30분께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관계로 장내의 열기가 높아지자 김무성 위원장이 "상의를 벗고 하자. 이 후보자도 옷을 벗어라"고 했고, 옆에 있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웃음을 띤 채 "이는 여야 합의"라고 말해 주위에 웃음을 자아냈다.
두번 째 질의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4대강 전도사로 불리는 이 후보자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느냐"고 하자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임기 내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제가 거론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자리에선 친박계 한나라당 의원이 작심한 듯(?) 당내 계파갈등 문제를 질의하기도 했다.
친박계 이진복 의원이 과거 이 후보자가 한 발언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독재자의 딸', '좌시하지 않겠다', '유신 그 자체' 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와 갈등을 해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아~ 해소해야죠. 같은당 안에서 노선의 대립은 왕왕 있을 수 있지만 인물을 중심으로 대립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이 경남지사 출마를 앞두고 이 후보자와 상의 끝에 반대하지 않아 출마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저는 그런 자리에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양 의원은 또 18대 한나라당 총선 공천을 언급하며 "김무성 의원 낙천의 배후에 이 후보자가 있었다는데…"라고 하자 이 후보자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말해 이날 사회를 맡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장내에 일순간 웃음이 흘러나왔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오전에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대선에 나서면 적극 뒷받침 하겠다는 답변을 했는데 진의인가"라고 확인차 질의를 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그 얘기는 제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안 되면 누가 후보가 되든 적극 지지 하겠다는 뜻"이라며 은연중에 차기대선 레이스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끝으로 한나라당 친박계 조원진 의원이 18대 총선공천의 불공성을 지적하자 "당시 저는 공천심사위원도 아니었고 최종 의결을 하는 최고위원도 아니었다"고 말한 뒤 "오해가 생긴 것은 이명박 경선후보 캠프의 책임자 역할을 한데 기인한다"고 이 후보자는 해명했다.
덧붙여 "이런 오해가 있었지만 그동안 입을 다문 것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