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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8-14 18: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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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말 까지는 아직 5개월여의 기간이나 남았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뙤약볕이 내리는 8월 중순, 지금이 마치 연말처럼 느껴진다. 유독 내게만 그런 느낌인가 했더니 많은 이들이 나처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느낌이 들까? 마음이 조급해서일까? 아니면 현재의 사회 분위기가 정말 그런 느낌을 짓는 것일까?

우리는 지난 10년 정치권력의 창출과정 그것에 따른 보상을 똑똑히 보아왔다. 아마 나처럼 지금이 연말처럼 느끼는 이들은 바로 정치적 시간들을 꼽고 있는 탓일 것이다. 오는 25일이면 이명박 정부의 집권 기간 중 반환점을 돈다. 특히 올해 8월 15일이면 65주년 광복절이다.

광복절 경축사를 이명박 대통령이 읽게 되면, 이번이 세 번째로 앞으로 두 번만 더 읽게 되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도 끝난다. 특히 이번 광복절은 한일합방이 있는 해로부터 100주년이 되는 해다. 광복절의 의미가 더 깊다.

이미 이번 광복절에 읽게 될 이명박 대통령의 경축사는 그 요지가 이미 드러나 있다. 서민경제와 중도실용의 정치, 그리고 대북 및 군형 외교, 특히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주요 20개국 정상 회담에 관한 것이 그 주요내용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의 관심은 그것이 아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곧 반환점을 돌아 종착역으로 향한다는 사실이다. 이 때 나타날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권력누수다. 이명박 대통령이 8.8개각에서 여론동향을 애써 무시하고 친정체제를 강화 한 것과 이 점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7월의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강화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는 내각의 친정체제 또한 강화했다. 이 같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는 이명박 대통령 역시 특정하기 어려운 정치현실을 감안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특임장관에 내정된 이재오 의원이다. 그 동안 정치권력과 국가권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리라던 그가 그것으로부터 이탈되어 있었다. 그의 이름 앞에 항상 실세라는 말이 따라 붙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에게 그것은 허울이었고, 이제 그것을 허울이 아닌 것으로 바꿔 쓰려하지만 이미 그래봤자 별 소용이 없는 새로운 시대와 맞닥뜨렸다. 바로 겸손해야만 하는 집권 말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는 정치의 바깥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정치 감상에 불과하다.

이제야 비로소 이재오 의원이 정치적 위상이 재정립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함께 당정청의 실질적 권력 또한 이재오 의원에게 쏠릴 것, 곧 이재오 의원이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동안 입을 크게 벌려 말하던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입을 닫은 것을 시발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역시 입을 닫게 될 것이다.

이것을 시발로 이제 곧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능가하는 정치 권력자의 지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로써 이제 2012년 총선에 출마할 이들은 모두 보따리 보따리를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급기야 양 손에 들고 불나방 불빛을 향해 모여 들 듯 이재오 의원의 위상은 크게 높아갈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7.28 보선 은평 ‘을’ 구에서 이재오 의원이 회생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럴 가능성이 낮았던 것이다. 그러나 은평 을 주민은 그의 능력과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는 그의 공언(公言)을 믿었다.

그 같은 믿음이 그의 낮은 자세에서 왔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정한다. 과연 그가 그 같은 낮은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 견지할 수 있을 지, 우리는 그 점을 믿기 어렵게 되었다.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군’에 이재오 의원의 이름이 거명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견해가 이재오 의원의 뜻과 무관한 것일지라도, 즉 나뭇잎 흔들리는 것이 나뭇잎의 의지와 무관하듯, 이재오 의원의 행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함께 이재오 2012 대권주자라는 견해가 점차 더 강하게 사회전체로 확산되어 나갈 것이다. 이것을 막을 방법이 이재오 개인에게는 없다. 우리사회가 민주주의 국가에 기반 해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정치권력 역시 예외 일 수 없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분명한 것은 기존 권력의 쇠퇴와 함께 신진의 새로운 권력이 싹을 피우는 동시에 성장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바로 지금이 새로운 정치권력이 배태되는 시기인 셈이다.

그 중심에 일단 이재오 의원이 섰다. 이재오 의원 정도의 자양분이라면 새로운 정권을 충분히 탄생시킬 수 있다고 믿는 부류의 국민 층이 상당히 두터워 지고 있다.

솔직히 이재오 의원은 이 점 때문에 자신이 차기 대선 주자로 나서는 등 충분히 오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가 킹메이커로 남지 않고, 직접 주자가 되는 일이다.

이럴 경우 이 점 때문에 이후 사회 내부에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이후 이재오 의원의 정치행보는 이 점까지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 짐작된다. 지난 2년이 정치인 이재오 의원에게는 약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올 한해는 가파르게 년 말로 치닫고 있다. 오는 진짜 년 말이면 우리는 이후 형성될 새로운 정치지형을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때 형성되는 정치지형이 이후 우리사회의 모든 것, 곧 정치, 경제, 사회문화, 대북, 군사 국방, 외교 등 모든 현안에 대처하는 새로운 길을 여는 전기가 된다. 아울러 국민 삶의 질 수준까지 결정한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이 8월 중순에 우리가 연말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바로 새로운 정치의 길, 곧 정치지형에 대한 조급증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와 함께 작금의 사회현상 또한 새로운 정치지형의 형성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우리들 마음이 더 조급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때가 되어야만 비로소 낙 옆을 지우는 바람이 불기 마련이다. 제 아무리 강풍이 불어도 우리는 이 8월에 결코 단풍을 구경할 수 없고, 낙 옆 또한 기대할 수 없다.
<월드뉴스 정득환 칼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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