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가고, 유정복 가고'…친박 분열?
- 친박계 내홍에 잇따른 측근들 이탈 조짐에 '박근혜 리더십' 이상징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을 앞두고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을 양분하고 있는 친이-친박계는 외면적으로는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와 통합, 서청원 구 친박연대 전 대표의 사면으로 화합을 위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반면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근 민주주의 개념의 인식이 약하고 유연성도 부족하다면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한데 이어,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이 입각함은 물론 비서실장을 역임한 진영 의원이 계파를 이탈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유 의원이 8.8개각으로 김태호 내각 농식품부 장관에 발탁된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사전 양해가 있었을 것을 보이지만, 정작 친박계 의원들은 시큰둥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계파 내부에 미묘한 갈등 및 분열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것은 맞지만 일부 취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잇따른 측근들의 계파 이탈이 친박계의 폐쇄성과 주군에 대한 무작정 충성에 대한 문제가 표출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변인격 이정현 의원 등이 있긴 하지만 오래된 측근인 김무성 원내대표나 진영 의원 등이 친박에 등을 돌리는 것은 박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가에선 그동안 콘크리트 같은 단결력을 보여 왔던 친박계가 최근 분열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표가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주군에 대한 무조건 충성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결국 여당 대선후보 경선을 1년 몇 개월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 정계 인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카리스마에 의해 모인 친박계의 단결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며 “보수정권 재창출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매진해온 측근들이 떠나는 배경엔 박 전 대표에게만 의존한 허약한 조직의 실력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친박계 의원들 중 박근혜 이름 없이 자신의 실력만으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그동안 박 전 대표의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 돼준 TK(대구-경북)지역의 민심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친박계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단의 배경엔 광우병 촛불폭동-천안함 사태 등 정부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지원하고 화합할 기회를 잃었고 계파이익만 챙기는 보스로서의 역할로만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정가 관계자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반면 일부측근이 이탈한 것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실망보다 계파 내부문제에 따른 것이며 개인 선택일 뿐이지 박 전 대표의 리더십은 건재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