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간 나오토 담화… 미흡", '더 사과해'
- "강제병합 불법성 인정, 위안부 문제 등 언급없어"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1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와 관련,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국민감정과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비춰볼 때 미흡한 수준의 담화"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담화문에 강제 병합의 불법성 인정, 전쟁 피해자 보상, 종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앞으로 추가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조선왕실의궤 반환은 실질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또 담화에 한국을 특정해 미래지향적 양국 파트너십을 강조한 것은 달라진 자세"라고 평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는 미흡하지만 한 걸은 나아간 발언"이라며 "이번 담화문 발표를 계기로 한일간에 역사적 화해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간 나오토 총리 담화 전문
올해는 일한(한일)관계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해입니다. 정확히 100년 전 8월 일한(한일)병합조약이 체결돼, 이후 36년에 걸친 식민지 지배가 시작됐습니다.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도 나타났듯이, 정치적.군사적 배경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反)하여 이뤄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해 성실하게 임하고자 합니다. 역사의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인정하는 겸허함을 갖고, 스스로의 과오를 되돌아보는 것에 솔직하게 임하고자 합니다. 아픔을 준 쪽은 잊기 쉽고, 받은 쪽은 이를 쉽게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이러한 식민지 지배가 가져다준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 여기에 다시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기분(심정)을 표명합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앞으로의 100년을 바라보면서, 미래지향적인 일한(한일) 관계를 구축해갈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실시해 온 이른바 재(在)사할린 한국인 지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반환 지원이라는 인도적 협력을 앞으로도 성실히 실시해갈 것입니다. 또한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거쳐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에 대해,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가까운 시일에 이를 반환하고자 합니다.
일본과 한국은 2천 년에 걸친 활발한 문화 교류나 인적 왕래를 통해 세계에 자랑할만한 훌륭한 문화와 전통을 깊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양국의 교류는 매우 중층(重層)적이고, 광범위하며 다방면에 걸쳐 있고, 양국 국민이 서로에게 느끼는 친근감과 우정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양국의 경제관계나 인적 교류의 규모는 국교정상화 이래 비약적으로 확대됐고, 서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하면서 그 결합은 아주 공고해졌습니다.
일한(한일) 양국은 이제 21세기에 있어서 민주주의나 자유,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중요하고 긴밀한 이웃 국가가 됐습니다. 이는 양국관계에 그치지 않고, 장래 동아시아공동체 구축을 염두에 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세계경제 성장과 발전, 그리고 핵 군축이나 기후변화, 빈곤이나 평화구축이라는 지구 규모의 과제까지, 폭넓게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여 지도력을 발휘하는 파트너 관계입니다.
저는 이러한 커다란 역사의 전환점에, 일한(한일) 양국의 유대가 더욱 깊고, 더욱 확고해지는 것을 강하게 희구(希究)함과 동시에 양국간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합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