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복심'유정복도 입각했는데 친박은 왜?
- 김태호-이재오 '대항마' 간주…대권구도 천착 "무슨 얘기 해" 시큰둥
40대의 젊은 김태호 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탁으로 주목되는 8.8 개각과 관련해서 친박계가 일단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의 복심인 유정복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기용됐음에도 불구, 이 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잠재적 대항마로 김태호-이재오 카드를 내놨다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갈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친박계는 당장 8.15이후로 예상되는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회동을 비판하며 집권후반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가 앞으로 차기 대권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친박 의원은 “김태호-이재오 카드는 결국 박 전 대표가 대권을 향해 가는 것은 죽어도 막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며 “이런 상황에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을 만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상황이 엄중하다. 대통령을 만나서 웃을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 역시 “당사자의 비서실장격인 인사를 그렇게 빼간다면 회동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 심하게 말하면 박 전 대표 얼굴에 침을 뱉는 것 아니냐”며 “인사권의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면서 세대교체와 친서민, 소통 등을 위한 이번 개각의 의미를 비판했다.
심지어 한 정가 인사는 “하고 싶은 대로 인사를 해놓고 박 전 대표를 만난다고 해도 두 분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냐”며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키도 했다.
이와 함께 친박계 내부에선 김태호 총리,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데 현기환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표와 건전한 경쟁을 해쳐 독선과 오만함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 의원은 이날 CBS ‘이종훈의 뉴스쇼’에 나와 “김 후보자가 친이계 대표로서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건전한 경쟁이면 모르지만 ‘우리가 뭉치면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대선후보도 바꿀 수 있다’는 독선 및 오만함에 빠질까 걱정된다”고 거론키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신한국당시절 대권주자들이 우후죽순 나와 경합했던 ‘9룡(龍)’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며 김태호 총리 후보,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정운찬 총리 등이 새롭게 5룡(龍) 구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의 경우 “김태호-이재오 외에 김문수, 오세훈, 정운찬 등 벌써 5룡 정도가 만들어졌다”며 “주류는 또 다른 9룡을 만든 뒤 가장 센 후보를 내세워 박 전 대표를 꺾으려 할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말라죽을 수 있다”면서 다소 성급한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박 전 대표가 비장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며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멈칫댈 때 박 전 대표가 대권행보를 조기에 가시화할 필요까지 있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