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는 이용희… 잡으려는 昌, 왜 그럴까
- "선진당 이미 수명 다 됐다,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 "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보수대연합을 통한 '정계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이끌고 있는 선진당이 흔들거리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1일 선진당 소속 현역 5선인 이용희 의원(前 국회부의장)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날 충북 속리산에선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충북지역 민주당원 300여 명이 참석한 ‘민주사랑 충북 모임 하계 야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선진당은 지난 6·2지방선거 때 충남도지사 선거와 7·28 재·보선 충남 천안乙 선거에서 모두 져 이미 수명이 다 됐다"면서 "민주당은 내가 자랐고 관심을 갖고 있는 정당으로 적당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탈당을 시사했다.
선진당은 이런 뜻밖의 소식에 자못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이 대표가 탈당설 진화에 직접 나섰다.
이처럼 선진당이 꽤나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의원의 '저력' 때문이다.
충청권을 당의 존립기반으로 생각하는 선진당 입장에선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6·2 지방선거에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보은·옥천·영동 지역 3곳의 군수선거를 연거푸 석권한 이 의원의 정치역량을 결코 저평가 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더해 5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충북 지역 내 조직을 갈고 닦은 이 의원이 탈당을 결행하게 되면 그의 빈 자리가 단순히 의석 한 자리가 비는 것에 그치지 않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아무튼 2일 진화에 나선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저도 그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한 뒤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탈당하고 돌아가겠다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애써 이 의원의 발언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같은 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자신의 거취문제를 심사숙고하고 있음을 다시 내비쳤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내년쯤 가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폭적인 정계개편이 이뤄질텐데 그때 주변과 상의해 방향을 정하겠다는 뜻"이라며 "서둘러 선진당을 떠날 이유가 없으며, 민주당행도 그때 가봐야 알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가에선 이를 두고 선진당이 보수대연합의 시동만 걸어놓고, 제대로 힘 한번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돌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평민당 부총재·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새천년 민주당 최고위원·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으나,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후 선진당으로 당을 옮겼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