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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7-30 1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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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물론, 여당 내 일각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보란 듯이 '사표'를 던졌다.

사표 제출 이유는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이 너무 험난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정치권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그는 총리에 임명되자 마자 세종시 원안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수정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9월 29일 취임 이후 13차례나 충청권을 찾아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국민 전체 여론도 세종시 수정 쪽으로 기울었다. 상당수 여론조사 결과 국민 50% 이상이 세종시 수정을 찬성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 총리를 뒷받침 해주지 않았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도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강력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그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고 여기에 친박(친박근혜)계도 똘똘 뭉쳐 동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6.2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 패배 원인으로 '정부의 무리한 세종시 수정 추진'이 거론되면서 정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여기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 부결되자 야당은 일제히 정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뿐만 아니라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정 총리를 '김 빠진 맥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실상 정 총리가 난도질 당한 느낌이다.

국민 과반수가 찬성하는 세종시 수정에 앞장 섰음에도 정치권으로부터는 이처럼 뭇매를 맞는 현실이 정 총리로서는 너무나 억울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이날 "무엇보다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의 차원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의 잘못 때문에 장차 국력의 낭비와 혼란이 일어날 것임을 사실상 지적한 것이다.

정 총리는 앞서 지난 5일 "비록 지금 당장 정치권과 여론을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후대의 역사는 우리의 행동을 한 순간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한 충정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표를 냄에 따라 정 총리는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정치권은 오히려 숙제를 안게 됐다.

30일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이 참 험난하다"는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치라는 곳이 좀 더 시스템화 되어있고, 좀 더 상식적인 선에서 움직이는 곳이었다면 이런 말씀은 안 하셨을 텐데, 정치에 커다란 과제와 숙제를 던져준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어 "참 가슴이 아프다. 왜냐하면 그 분이 선의를 가지고 들어왔고, 호의를 가지고 많은 정치인들을 만났고, 또 애국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 했는데...,"라고도 덧붙였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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