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제명...한나라당에서도 "절차문제" 거론
- 이해봉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사람들 진술도 들어야"
지난 20일 한나라당 윤리위가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한 것과 관련, 당 내에서 성급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해봉 의원은 "강용석 의원이 언론보도와 같이 발언한 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국민들 앞에 깊이 사과를 하고 응당 중징계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그 전에 (이번 제명 결정과 관련해) 절차상 하자가 없었는지 분명히 짚어보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해봉 의원은 이어 "(이 번에 문제가 된) 그 자리에 배석했던 사람들의 진술은 윤리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듣지를 못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가 됐다."며 "(하지만) 징계 절차에 있어서는 양 쪽 의견을 다 들어봐야 옳은 판단이 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과거에 제가 윤리위원장을 두 번했는데 최연희 사무총장 징계문제, 경기도당 위원장과 지구당위원장 7명에 대한 징계문제를 처리한 경험이 있다."며 "그 때도 일단 양쪽 의견 다 듣고나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조사까지 나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그 때도 성북구의 보궐선거를 바로 앞두고 수해가 극심한 상황 속에서 경기도당위원장과 지구당위원장 6명이 골프친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참조해주시기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당시에도 선거를 앞둔 긴급한 상황이었지만 징계 절차는 제대로 밟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이번 징계 절차는 그렇지 못함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여성인 김영선 의원도 "이해봉 의원님의 생각과 같다."며 강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선 의원은 "강용석 의원이 그런 일을 했다면 엄한 처벌 받는게 당연한 데, 엄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정치권이 진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기 전에 어떤 일정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사태를 초래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러면) 사후에 너무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런 일들을 선거방법의 일환으로 했다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선거 직전에는 작은 성관계 문제가 굉장히 키워지는 사례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안상수 대표는 "어제 윤리위원회가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성희롱 문제와 관련한 당과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면서 윤리위에 힘을 실어줬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어제 강용석 의원에 대한 우리 당의 결정은 아주 시의적절했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에서도 아마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강용석 의원 보다 더 심한 나쁜 짓을 한 단체장이 있는 것으로 안다. 민주당에서도 오늘 내로 조속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안상수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윤리위가 조속히 결정한 것을 보고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의 변화된 모습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어제 강용석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조치는 상당히 신속하게 정확한 판단을 해서 내린 결정이었다."면서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에서 적절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록, 한나라당 윤리위가 제명을 결정했지만 강 의원이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힌데다가 제명이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2/3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이 번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한나라당 윤리위의 강 의원에 대한 재빠른 징계 결정은 7.28재보선을 앞두고 사안이 부풀려질 것을 우려한 사전 차단 조치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