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協 강용석에 "우리가 뭘 주고 뭘 받아?"
- 한, 제명불구 "당적엔 관심 없어" 공개사과-사퇴요구
여성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강용석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전격 제명된 가운데 한국아나운서협회(회장 성세정)가 공개사과 및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아나운서협회는 20일 강 의원이 ‘아나운서는 써준 거 읽기만 하고 위계질서도 엄격해 자유롭게 일을 못한다’고 하거나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한데 대해 격분하며 “우리가 과연 누구에게 무얼 주며 무얼 받는단 말인가?”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협회는 “여대생의 자존심 운운하며 내뱉은 이 말은 대한민국 방송사 전체에 대한 희롱이며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 의원에게 법적인 대응까지 불사할 것임을 천명했다.
성세정 회장 역시 한나라당의 전격적인 제명조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당적에는 관심이 없다”라면서 “공개사과 및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다”고 거듭 주장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성 회장은 이어 “동료 아나운서들이 황당할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에 제보를 요청해둔 상태이고 사실관계 확인과 증거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아나운서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진실규명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이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다면 모든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으니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한편 아나운서협회는 당장 강 의원에 대해 가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면서 민형사 소송 가운데 가장 강력한 소송을 제기하고 소장 역시 공개 접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KBS를 비롯한 8개 방송사 아나운서들을 대표하는 한국아나운서협회가 발표한 공동성명서의 전문 내용이다>
여성을 비하하고 전체 아나운서를 모욕한 강용석 의원은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천박한 여성관과 비뚤어진 직업관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지난 16일 대학생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성을 폄하하고 아나운서를 모욕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에게 “심사위원들은 (토론) 내용을 안 듣는다.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 “토론할 때 패널은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으며 특히 장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특정 사립대학을 지칭하며 “OO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강 의원의 발언은 아나운서 직업과 아나운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아나운서들, 그리고 아나운서 지망생,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학생들 모두를 모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모든 아나운서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아나운서. 우리가 과연 누구에게 무얼 주며 무얼 받는단 말인가? 여대생의 자존심 운운하며 내뱉은 이 말은 대한민국 방송사 전체에 대한 희롱이며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다.
뿐만 아니라 강 의원은 “한 여학생이 기자가 나은지 아나운서가 나은지 모르겠다고 물어와 ‘아나운서는 써준 거 읽기만 하고 위계질서도 엄격해 자유롭게 일을 못한다.
오히려 기자가 독립적으로 더 일하기 좋다’고 답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역시 강 의원의 방송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냄과 동시에 또다시 전체 아나운서를 폄하하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아나운서는 방송의 최일선에서 국민과 소통하며 올바른 정보와 교양을 전달하는 방송 전문인이다. 최초로 방송이 전파를 타는 그 시점부터 아나운서는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와 함께했다. 시청자에게 봉사한다는 의무감과 사명감으로 방송의 중립성과 공영성을 위해 헌신해온 우리다.
-강용석 의원은 망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
더욱이 강 의원은 국회 인권포럼 위원을 맡고 있는 인물인데 어떻게 이처럼 아나운서들의 인권을 짓밟고, 나아가 대한민국 여성들의 인권을 모독할 수 있는지, 그 이중적이고 뻔뻔스러운 작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언사로 강 의원은 방송의 현장에서 시청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미래의 방송인을 위해 꿈을 키우는 후배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우리 아나운서들은 강용석 의원이 지금 당장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고 이번 발언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전체 아나운서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 이상 -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