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심과 상당히 멀다? 그럼 차기대선은…
- 한 전대, 대의원 표심 親李 8176표 VS 親朴 4520표
"2012년 대선주자를 뽑는 경선은 볼 것도 없다"
7·14 한나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한 전당대회가 끝난 뒤, 한 친박계 대의원이 잠실실내체육관 문을 박차고 나가며 던진 말이다.
이번 여당의 전대로 선출된 최고위 구성은 한마디로 친이계(친이명박) 일색이다.
당 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2위와 3위로 각각 최고위원직을 차지한 홍준표, 나경원 의원도 범친이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4위 득표를 한 정두언 최고위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이 직계 핵심이다.
반면 친박계(친박근혜계)는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에 무려 4명의 후보(서병수, 이성헌, 한선교, 이혜훈)가 출사표를 낸 결과, 서병수 의원만이 꼴찌인 5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정가에선 이를 두고 친박 후보자 간의 '내부 교통정리' 실패를 결정적 패인으로 꼽으면서 동시에 친박계 좌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원내대표 같은 인사가 친박계 내에서 칼자루를 쥐고 사전 정지작업을 펼쳐, 2명의 후보로 압축해 경선에 임했다면 이런 참담한 결과는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다는 얘기다.
다음은 한나라당 제11차 전당대회 각 후보별 득표
후보자
여론조사 득 표 수(득표율)
대의원 득표수(득표율)
총득표수
(총득표율)
1번 김성식
132표(2.0%)
533표(3.6%)
665표(3.1%)
2번 김대식
155표(2.4%)
819표(5.5%)
974표(4.6%)
3번 홍준표
1천482표(23.2%)
2천372표(15.9%)
3천854표(18.1%)
4번 이혜훈
144표(2.2%)
1천34표(6.9%)
1천178표(5.5%)
5번 이성헌
89표(1.3%)
1천301표(8.7%)
1천390표(6.5%)
6번 정두언
472표(7.3%)
1천964표(13.2%)
2천436표(11.5%)
8번 정미경
147표(2.3%)
299표(2.0%)
446표(2.1%)
9번 한선교
790표(12.3%)
403표(2.7%)
1천193(5.6%)
10번 나경원
1천530표(23.9%)
1천352표(9.1%)
2천882표(13.6%)
12번 서병수
142표(2.2%)
1천782표(12.0%)
1천924표(9.1%)
13번 안상수
1천295표(20.3%)
3천21표(20.3%)
4천316표(20.3%)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방식- 대의원 투표(70%)+여론조사(30%)
▶대의원투표 총 득표수 1만4천880표 / 여론조사 총 득표수 6천378표
▶종합결과 총 득표수 2만1천258표 ※ 7번 남경필, 11번 조전혁 후보 중도사퇴
어쨌든 여당 내에선 이같은 투표 결과를 놓고 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친이 진영은 이번 전대 투표결과를 차기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해 한껏 고무된 기색이 역력하다.
친이 진영이 이처럼 고무색 기색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은 친박계 후보로 나선 서병수(1천782표), 이성헌 (1천301표), 한선교(403표), 이혜훈 (1천34표) 등의 주자들이 득표한 대의원 표를 합산하면 4520표.
반대로 친이계 표를 더해보면 안상수(3천21표), 홍준표(2천372표), 정두언(1천964표), 김대식(819표) 후보들의 대의원 득표수는 총 8176표에 달한다.
양 진영의 대의원 득표수 차는 3656표로 단순 비교시 약 2배 가량의 간극을 보이는 수치다. 이 결과는 전대에서 친이계 주자로 분류됐던 나경원 최고위원이 얻은 1천352표를 제외하고도 이렇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일단 고무적인 결과로 친이계가 당심에 얼만큼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대의원 투표가 곧 당심인데 2년 후에 열리는 경선에서 많이 바뀌겠느냐"고 했다.
덧붙여 "그렇다고 이번 전대 결과를 그대로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 시뮬레이션하는 것도 약간의 문제는 있다"고 엄살을 부렸다.
이에 대해 범친박 진영은 발끈하고 있다. 전대 지도부 선출과 대선주자를 세우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
이들은 박근혜 전 대표가 일단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대선국면이 가까이 올수록 친이 주자가 여럿 나오면서 친박계 단일후보로 나서는 박 전 대표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박 전 대표가 직접 움직이는 순간 상황은 급반전 그 자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덧붙이고 있다. 이 얘기는 박 전대표가 대표시절부터 당원·대의원에게 공을 들여온 만큼 숨겨진 표심이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아무튼 국회 기자실 내에는 당심이 '친이'를 선택한 이번 전대 결과에 대해 범친박 진영이 특단의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횡횡하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