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이재오의 정치적 승부수 성공할까?
- 정치생명 내건 ‘올인’의 속내는 차기 대선 겨냥한 것

▲ 서울 은평(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왕의 남자’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정치적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이명박 정권의 일등공신이면서도 공천학살의 주범이 되어 미국으로의 도피(?)생활을 해야 했던 이재오. 그러나 ‘왕의남자’의 귀환 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에게 맡겨진 자리는 변방의 작은 기관이었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자리였다.
그렇지만 이 위원장은 변방 기관의 수장이라는 세간의 눈길을 비웃기라도 하듯 총리 직속기구였던 권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바꾸어 놓으며 국내권력 2인자라는 명성에 걸 맞는 파워를 가지고 광폭적인 행보를 해 왔다.
‘왕의 남자’ 이재오는 이제 자신의 인생최대의 갈림길이 될 전국 최대의 격전지 ‘은평을’ 의 재 보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는 정치운명의 승부수를 걸었다.
“나의 지역구 선거를 회피하는 것은 이재오답지 못하다”는 일성을 내지르며 자칫 실패하면 정치적운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모든 전문가들이나 여론들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은 현재 정치적상황이 그가 가만히 보고 있기에는 너무나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중간 심판론을 내 건 야당의 선거 전략이 먹혀들며 한나라당이 대패하자 MB의 인기를 등에 업고 소위 MB의 남자로 차기 대선의 입지를 굳히려던 이재오의 입장에서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런 충격은 그동안의 MB의 2인자로서 입지를 굳혀 나가며 차기를 생각했던 계획을 수정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홀로서기를 감행해 본인의 영역과 위상을 굳혀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게 만든 것 같다.
야권에서는 이미 “타도 이재오”를 외치며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고 기획 공천을 통해 거물급 장수를 투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박근혜 팬클럽 조직에서는 친박 죽이기의 원흉으로 보고 있는 이재오를 낙선시키기 위해 총출동한다는 선전포고를 해 놓은 상태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도 이 위원장이 승리를 거둔다면 자신은 친이계의 대표적인 차기대권주자로 급상승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MB에 대한 권력누수현상은 심해질 것 이고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지지율 역시 점점 하락해 갈 것이란 예측을 해 본다면 이번 기회에 ‘왕의 남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이재오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는데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위원장은 7월 초에 출마선언을 통해 낙선시 정계은퇴라는 최후의 배수진을 치는 극단적인 결심을 표방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이 위원장에 대한 민심이 등을 돌렸었다고 하더라도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거물정치인 이재오에 대한 향수와 애증은 ‘은평을’ 주민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야당의 거물정치인 문국현을 선택해 보았지만 지역에 별 도움이 없었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은평을’ 주민들의 밑바닥 민심도 이재오가 내건 최후의 승부수에 힘을 실어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권력의 습성을 아는 이재오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원내에 들어가지 못하고 원외 정치인으로서는 무엇이던 이루기 어렵다는 한계를 이번 낙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중천을 넘어 서서히 서산(西山)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영역확보와 입지 구축만이 자신을 지탱하며 차기 대선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7.28 최대 관심지역이자 격전지가 될 ‘은평을’의 전투에서 장수 이재오가 살아남아 대권을 향한 자신의 의지를 불사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칸투데이 장석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