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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6-29 14: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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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 전미연방 3선 하원의원
지난 5월 25일 미 연방 하원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만행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결의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만행에 맞서 어떤 조치를 취하든 이를 지지할 것이란 의미가 담겨있는 부분이다. 결의안은 행정부의 조치가 반드시 평화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문구도 담지 않고 있다.

일본 의회에서도 비슷한 결의안이 상정됐다. 미국의 어떠한 대북 제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물론 약삭빠른 일본은 한국의 편을 들면서도 그동안 껄끄러웠던 대미 관계를 개선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에 결의안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궁지에 몰린 하토야마 정부가 친미 보수파를 안심시키고 총 내각 사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피하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오바마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28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것을 주장한 한국의 요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세 나라의 이런 공조로 이제 뜨거운 감자가 중국으로 넘어갔고, 중국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무대 한복판에 서게 됐다. 자칫 잘못하면 국제사회의 집중비난이 북한이 아니라 중국에 쏟아지게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언제까지 북한을 감싸며 후견인 노릇을 해야 하는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중국과 사전논의도 없이 사고를 저질러놓고 국제 조사팀이 북한의 소행이란 결론을 내렸는데도 계속해서 남한의 조작극이라고 우겨대니 중국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이를 어떻게 피해가야 할지 묘안을 생각해 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은 줄곧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겠다.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애매한 말로 시간벌기를 하고있다.

사실 천안함 사건은 유엔 안보리에 넘겨봤자 북한을 더 조이는 것 이상의 방책이 없다. 중국은 이미 조이고 있는데 더 조여봤자 그 피해는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최악의 기아 상태가 발생할 것이란 이유를 내세워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주민들의 피해를 내세우겠지만 실제로는 유사시 죽기살기로 자국 영토로 넘어올 수 백만 명의 탈북자들 걱정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국제사회의 압력에 설득 당해 중국이 마음을 바꿀 것으로 예측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희망적인 관측일 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중국이 계속해서 북한 편을 들 것이라는 의견이65%로 압도적이었다. 그렇다고 중국의 협조 없이 한-미-일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길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무력을 사용한 보복을 제외하면 별로 시원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니 대북 심리전 방송과 전단 날리기 외에는 별다른 묘안이 보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에 의존하는 방법이 곧 유엔 안보리에 한-미-일 공동으로 북한을 벌 주도록 호소하는 방법인데 이는 이미 지적한 대로 중국이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이 기회에 대한민국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5개 상임이사국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들은 지난 반 세기 동안 임기도 없이 거부권이란 특권을 누려왔다.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제도를 개혁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한-미-일 공동발의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G20 국가들로 대체하고, 모든 결정을 다수결로 정하는 안을 본회의 때 상정하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대한민국이 G20 개최국이며 세계 여론이 대한민국 편인 이 때 밀어붙여 우리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돼야 한다.

안보리 개혁은 물론 집중적인 외교적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에 우리 편이 돼 달라고 압력을 넣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본다. 현역 하원의원 시절 시대에 뒤떨어지고 비대해진 유엔을 아주 없애자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적이 있다. 미 의회도 그만큼 유엔에 대한 불만이 많다. 우리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되는 절호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그러면 감히 북한도 한국을 더 이상 얕보지 못할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김창준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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