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한나라당, 침몰 않고 어디까지?
- 국가백년대계 세종시 놓고 분열..."기름과 물"
요즘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이 결국 깨질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한나라당의 최대 문제인 계파갈등이 "불치병" 수준이기 때문에 분당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에는 세종시 대립이 한 몫 한다. 친이계가 대부분인 수정파들은 세종시 원안을 '수도분할'로 규정하며 후손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친박계가 대부분인 원안파는 '신뢰가 중요하다'며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위 '국가 백년대계'라는 세종시 수정 문제를 놓고 기름과 물처럼 친이-친박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마당에 어떻게 한지붕 아래에서 같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분당과 관련해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음달 14일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당 화합을 이루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물론,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런 가운데,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로 나설 수 없을 것이란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이는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 여당 내 다수 세력이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소수 세력의 수장 박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지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과 맞물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05년 국회에서 세종시 원안이 통과될 때 이에 항거, 의원직을 던졌던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창당선언문' 같은 칼럼을 조선일보에 실어 눈길을 끌었다.
박세일 이사장은 25일자 이 신문 칼럼에서 "오로지 계파이익에 매여 수도 분할이라는 망국적 국가정책 하나 바로잡지 못한 한나라당은 해체돼야 하고, 오늘 죽어 내일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그러면서 "가치정당·이념정당" "계파 해체" "당의 완전한 개방" "당원조직 확대" "원내중심체제에서 원외중심체제로의 전환" "원외대표제 도입" 등을 한나라당 재창조 방안으로 제시했다.
조금만 바꾸면 창당선언문이 될 수 있는 박세일 이사장의 이 칼럼이 심각한 한나라당의 현 위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