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박근혜 전대출마 기회? or 도박?
- 홍사덕 "박 전 대표가 당을 맡는 것이 가장 핵심"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준 메시지는 당내 화합으로,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화합하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박 전 대표가 당을 맡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친박계 6선의 홍사덕 의원이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당내 많은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친박계를 포함해 일부 의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가에서는 한나라당 제11차 전당대회(7월10~ 14일 중)를 통해 선출될 차기 당 대표를 '누가' 맡느냐 보다 '어느' 계파에서 배출하느냐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친이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의 안정판을 확보하기 위해 '박근혜 역할론'이 제기됐다.
즉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문제를 비롯한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6·2 지방선거 패배로 드러난 민심이반 현상을 되돌리기 위해선 박근혜 전 대표의 '손'을 잡아 난국을 타개하는 의외의 카드를 던질 시점이라는 것.
또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입증된 야권 단합의 힘을 상대로 차기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친이계와 친박계가 분열해선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현실적 상황도 작용하고 있다.
친이계 일부 의원은 이같은 이유를 들어 박 전 대표에게 당권을 양보하는 대신 정권의 안정과 당내 화합을 도모해 차기 대선에서 우파의 재집권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역할론과 관련해 '아직 때가 아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이런 신중론은 이명박 정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동책임론에 빠질 수 있는 당권을 맡는 것은 도박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반해 또 다른 친박계 의원들은 당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정·청 쇄신의 목소리가 불거지는 등 난국인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탄핵 역풍을 뚫고 '박풍'을 일으키며 당의 지도자로 선 것처럼 이번에도 '구원투수'로 등판해 차기 대선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장파 의원들이 주장하는 세대교체론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15일 "전당대회 안 나갑니다… 다 그렇게 알고 있지 않나요?"라며 일단 전대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어쨌든 여권주류로써도 불출마를 표명한 박 전 대표가 입장을 선회해 당권을 맡겠다고 나선다면 거부하기 어려운 국면인 것도 사실.
서서히 점화되고 있는 차기 전대가 한달 가량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박 전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