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 김미화, 서울지하철 '불바다' 노렸다?
- 300여쪽 서울메트로 정보 문건 수집, 북한에 넘겨
서울 지하철이 북한 테러에 완전히 노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며 성인 화상채팅 사이트를 통해 서울 메트로 전 간부 오모(52)씨를 포섭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 김미화(36)가 23일 구속됐다.
김미화는 당시 서울메트로 과장이던 오 씨와 연인관계까지 이루며, 오 씨로부터 서울 메트로 승무원 근무현황과 비상연락망, 지하철 비상사태 발생시 대처요령 등 3백여 쪽에 달하는 내부 문건을 수집했다.
이 문건은 지하철 테러에 그대로 사용될 수 있는 기밀사항으로, 북한이 서울 지하철을 마비시켜 극도의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 씨는 2006년 5월 사업 구상차 중국 후난성 장자지에(張家界)를 찾았다가 김미화를 알게 됐으며 김미화가 신분을 밝힌 뒤에도 서울메트로 정보를 빼내 넘겨줬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미화는 장자지에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며 오 씨 말고도 여행업에 종사하는 장모(45), 조모(44)씨 등으로부터 각종 국내 정보를 수집해 북한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미화는 장 씨 등으로부터 경찰 등 공무원이 다수 포함된 관광객 명단을 넘겨받기도 했다.
김미화는 이 뿐만 아니라 대학생 이모(29)씨로부터 국내 주요대학 현황을 넘겨받았다. 이와 관련, 북한이 남한 대학에서 '이념 진지'를 구축하려고 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북한군 출신인 김미화는 1997년 보위부 공작원이 된 뒤 재중동포, 장자지에 지역 원주민인 투지아(土家)족 등으로 행세하면서 간첩활동을 했으며, 지난 해 9월 보위부로부터 한국행 지령을 받고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로 잠입했다.
이에 국가정보원은 신문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일단 풀어준 뒤 감시를 계속했으며, 최근 해외로 도피할 징조가 보이자 20일 체포했다. 현재, 검찰과 국정원은 김미화의 국내 행적 등을 추가로 수사 중이다.
한편, 김미화는 2년 전 자신의 '성(性)'을 이용해 공작활동을 펼친 여간첩 원정화(36)를 다시 연상케 하는 등, 북한 여간첩들의 '유혹'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