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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5-23 11: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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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는 연평해전에서 승전했고 참여정부 때는 어떤 적도 도발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군 역사에 없었던 참혹한 패배를 당했고 군 형법으로 다스려야 할 사람들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오는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유시민 야권단일후보(민주·민주노동·창조한국·국민참여당)가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말이다. (이날 오전 천안함 국제민군 합동조사단의 침몰원인 조사결과 발표 후)

이 자리에서 유 후보는 군 형법 24조를 거론하며 "적과의 교전이 예측되는 상황에 전투 준비를 태만히 한 지휘관에게는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유 후보는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어뢰 피격설에 대해 "천안함에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했고, 17일까지도 "북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면 좌익 빨갱이라는 식의 독재정권 논리와 공포정치 의혹이 있다"며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했다.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도 유 후보의 입장은 완고했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천안함 폭발이 유 후보는 소설 같다고 말했는데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며 "아직도 과학적인 조사결과를 못 믿고 북한에 의한 도발이 아니라고 보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유 후보는 "적이 접근해 어뢰를 쐈는데도 우리 초계함이 인지 못했다"며 "해전사에 없는 치욕적인 일인데 뭘 잘한 게 있다고 자랑하듯 발표하는가"라며 여전히 잘못의 주체를 북한이 아닌 정부로 돌렸다.

이처럼 유 후보가 천안함 관련, 일방적인 '북한 편들기'식의 발언을 쏟아 내고 있으나 동아일보의 22일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2%가 천안함이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로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돼 유 후보의 생각이 국민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 연합회 등은 성명서를 통해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마치 조작되고 사실이 아닌것처럼 호도하며, 북한의 개입이 아니다고 끝까지 주장하는 유시민의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유시민과 친북좌파 정치인들이 천안함 사태이후 끊임없이 주장해온 거짓 선동 유언비어 날조 등이 들어날까 두려워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는 유 후보의 '북한 편들기' 식의 발언에 대해 지방선거를 의식한 좌파 표몰이에 나선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선대위 핵심 간부는 "유 후보가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소설이라고 말한 시점이 11일"이라고 상기 시킨 뒤 "경선을 통해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13일에 이뤘다. 그때 경선 방식이 '국민참여경선 50%+여론조사 50%'였다"면서 "좌파 입맛에 맛는 얘기를 풀어 놓아 좌파 표를 결집, 1% 신승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잦은 당적 변경으로 화려한 정치 경력(?)을 쌓은 유 후보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김진표 의원을 이길 수 없는 상황임을 간파해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게 "천안함에 폭발 증거가 없다"는 인화성 강한 발언을 터뜨렸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아무리 정치가 표라지만 오로지 지방선거만을 의식하고 있는 유 후보의 행보가 우려스럽다"며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행사를 통해 최대한 자신을 '노무현화' 하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가에서는 이같은 유 후보의 친노 좌파세력 표몰이의 시작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13일을 꼽는다. 그는 이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라고 한 두 사람이 후보 단일화를 보면 아주 크게 기뻐할 것"이라며 두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표몰이의 밑천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유 후보 표몰이의 화룡점정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행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는 18일 CBS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 "서울시가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장으로 서울광장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패륜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다.(18일 오후 서울시, 추모 행사로 인한 서울광장 사용 허가함) 유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초래한 기본 원인이 청와대와 검찰에 있다"고도 말해 친노 좌파세력의 입맛에 맛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 및 묘역 완공식은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서 엄수된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과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명숙·유시민·안희정·김두관 광역단체장 후보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친이계 의원은 "유 후보는 친노좌파 부활 세력이 결집하는 최적의 시기로 23일~25일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친노 좌파세력의 감성을 끌어 내려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 후보의 '좌충우돌'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는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쉽게 얘기해서 그의 행보가 일반적 국민 정서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

보수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수층이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표심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겠다는 민심이 들려 온다"면서 "유 후보가 결국, 제 꾀에 넘어지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요즘 유 후보가 노란색 넥타이에 노란색 근조리본을 열심히 달고 다니며 '북한 편들기'에 '열'을 내고 있는 만큼의 성과가 지방선거에서 있을런지는 D-10일 후에 드러난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 mkpeace2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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