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사고 나몰라라 하는 북한정권
- 안보의 중요성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자

▲ 김창준 전 미하원 3선의원
천안함 침몰 사건 직후 얼음장 같이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을 뒤지며 전우를 찾아 나선 한국 해군의 군인 정신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과 함께 기도한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고, 주한미군 2사단도 4월 9일을 `천안함 장병 추모의 날’로 선포해 희생된 대한민국 해군과 한 준위를 애도했다. 미국은 올바른 군인의 길과 가족의 소중함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훌륭했다며 인양 작업을 돕고 있다.
그런데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인 북한은 어떤가?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가 큰 슬픔에 잠겨있는데도 애도는 커녕 금강산 지구 내 남쪽 자산을 동결하고 대한민국 관계자들을 추방했다. 해도 너무한다. 일본은 하필 이 때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LA 고속도로변에 내걸린 `독도는 한국땅’ 이란 광고를 떼라고 생때를 부린다. 참 얌체들이다. 중국도 애도의 표시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북한 고위 군사 대표단을 베이징에 초청해 비밀 군사회담을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통한 첫 번째 교훈은 누가 우리의 진정한 동맹국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 코 앞에서 1천2백t 초계함이 순식간에 두동강이 나고 46명의 해군 병사가 차가운 바다 속에 매몰된 이 사건은 인양작업이 끝나고 정부의 원인 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다. 하지만 외부폭발이 거의 확신하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궁금하고 분통이 터진다.
두 번째로, 이번 일을 계기로 안보의식을 높여야 한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설마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겠는가 라며 너무 안이한 생활을 해왔다. 이러니 이번 참사가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미친 사람들도 나오는 것이다. 이제 내 나라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안보의식이 필요하다. 바다 속에 묻힌 46명 병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미국 국회의사당 지하땅굴은 크기도 어마어마하지만 사방으로 조직적으로 연결돼있다. 땅굴이 어찌나 두터운지 원자폭탄에도 끄덕 없다는 애기를 들었다. 기끔 적의 폭탄이 떨어졌을 때를 가정하고 대피하는 연습도 했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일제히 비상시를 가정한 테스트를 한다.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다.
세번째 교훈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다. 부사관급의 보상금은 2억원이고 사병은 3천6백만원 그리고 금양호 선원들의 유가족들에겐 전혀 보상금이 없다. 사병도 1억5천만원으로 올리고 금양호도 동등한 보상금을 해야 한다.
상주도 없이 오직 부인만이 텅 빈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혼자 흐느끼는 모습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이들 희생자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후세에 남기기 위해선 미국같이 기념관을 세우고 이를 관광 코스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국의 9.11사건 때 워싱턴에서는 국방부 건물이 공격을 받아 125명이 사망했다.
이 중 55명은 현역 군인이고 70명은 민간인이었다.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 아름답게 꾸민 기도원 (chapel)을 세워 관광객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에는 군인과 민간인 구분없이 125명 전원의 사진과 가족사항 등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네번째 교훈은 실종된 희생자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의 유골을 찾아 조국에 안치하기 위해 종전 이후 30년 동안 베트남을 샅샅이 뒤졌다. 나 자신 미 의회를 대표해 베트남 내 미군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네 명의 미군 병사와 약 60명의 젊은 베트남 여성들이 쇳조각만 발견해도 환호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 사람의 유골이라도 찾기 위해 이처럼 노력하는 데서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절로 끓어 오르는 것이다. 정부는 아무리 낡았어도 금양호를 반드시 인양하고 희생된 어부들의 시신도 끝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 교훈은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때 다같이 정부를 믿고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어려울 때 하나로 뭉쳐 단결해야 한다. 사사건건 반대하고 의심하고, 심지어는 이번 사건을 정부의 자작극인양 비평하는 것은 모양이 절대 좋지 않다. 천안함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새삼 안보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고, 위기에 처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프런티어타임스 김창준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kr>